▲사병 묘와 묘비월남전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묘. 1평 크기에 화장 후 유골을 안치토록 돼 있다.
정운현
<경향> 보도에 따르면,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의 경우 장군묘역은 공간이 없지만 국가유공자 묘역은 일부 여유가 있어서 그곳에 백씨를 매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서울현충원은 빈 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결국 안장 공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85년 11월 대전현충원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이왕이면 대전국립묘지보다는 서울국립묘지가 낫고 또 장군이면 아무나 묻히는 장군묘역보다는 국가유공자 묘역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국방부는 백씨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는 셈입니다.
지난 11일 오후, 30도가 넘는 불볕더위를 뚫고 동작동 국립묘지 장군묘역을 찾았습니다. 실지로 장군묘역에는 빈 자리가 없는 것인지, 또 어떤 '장군'들이 묻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동작동의 경우 장군묘역은 제1, 제2, 제3묘역 세 군데로 나뉘어 있습니다. 계속해서 추가로 만든 탓입니다.
먼저 장군 제1묘역을 찾았습니다. 위치는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바로 앞, 국립묘지 제일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더군요. 입구에 좌우로 호랑이 두 마리가 마치 묘역을 호위하듯 서 있었습니다. 안내판에 따르면, 이곳에는 '광복 이후 국군 창설과 발전에 크게 공헌하고 6.25전쟁, 월남전쟁, 대간첩작전 등에서 조국과 자유 수호를 위해 신명을 바친 장군들이 안장'돼 있다고 했습니다.
언덕 정상에 있는 묘역에 들어서자 육해공군 장군들 묘가 나타났는데, 모르는 이름이 대다수였습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자 아는 이름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사 동기생이자 5.16 때 쿠데타군 진압을 하려다 반혁명사건에서 징역형을 받은 정강 육군 준장, 한국전쟁 개전 초기 하동전투에서 전사한 채병덕 육군 중장, 최근 경남 거제에서 동상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김백일 육군 중장 등이 그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