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처럼 일해왔지만, 황소인 건 아닙니다

<85개의 85> 릴레이 프로젝트 _ #003

등록 2011.10.16 20:14수정 2011.10.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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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는 오늘의 한국사회가 처한 노동의 위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토론과 행동, 좌절과 극복의 몸짓이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희망버스>를 탔건 안탔건 1%의 탐욕이 강요하고 있는 '불안한 노동'의 세계에 99%의 우리가 살고 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노동이 삶을 가꾸는 게 아니라, 삶을 파괴하는 지경에 이른 오늘 우리는 낯설지 않게 '해고노동자의 죽음'을 접합니다. 어느 '알바생'의 마지막을 목격합니다. 생각하면 85는 김진숙 씨가 버티고 선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숨은 85찾기 게임'을 제안합니다. '없었던 85만들기 게임'을 제안합니다. 85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어느새 85는 그냥 85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85는 무엇입니까. - <85개의 85> 프로젝트 기획팀

황소인력 황소는 황소고, 사람은 사람인데, 황소'처럼' 일하는 사람을, 황소로 착각하는 분들이 있다.
황소인력황소는 황소고, 사람은 사람인데, 황소'처럼' 일하는 사람을, 황소로 착각하는 분들이 있다.김홍지

두물머리 가는 길목에서 만난 전봇대, 그 위의 85

황소처럼 일할 수 있지만,
황소처럼 일하고 싶지만,
누군가는 일할 수 없다.
담배만 뻐끔댈 뿐....

노동자는 황소처럼 일할 수 있지만, 황소처럼 일해 왔지만, 황소는 아니다.

_ 김홍지

<85개의 85 + α>의 이미지와 글로 엮는 창고형 박물관
'저마다의 팔십오'로 김진숙을, 아니 오늘의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85개의 85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누군가는 85세 할머니의 얼굴과 살아오신 이야기를, 누군가는 85학번 40대 중년의 일상을, 누군가는 8시 5분을, 누군가는 85번 버스를, 누군가는 85개의 머리카락을, 누군가는 85개의 단어로 엮은 시를, 누군가는 85권의 책을 이야기하겠답니다.

이런 상상도 해 봅니다. 잘 구운 85개의 커피콩을 사진에 담고, 그걸 곱게 갈아, 뜨거운 물로 내린 커피를 홀짝이며 떠오른 아주 짧은 생각. 김진숙에게 트위터로 배달하는 한 잔의 커피! 응원의 한 마디!

이런 것도 가능하겠지요. 어느 요리사가 찍어 보내온 85개의 숟가락! 85개의 떡볶이, 85분짜리 영화, 85만 원의 월급….

이 프로젝트는 숫자에 연연합니다. 매우 연연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85에만 연연하지는 않습니다. 지나쳤던 85, 숨어있는 85, 즐거운 85, 슬픈 85, 그 모든 85를 환영합니다. 직접 찍어 보내시면 아주 좋고, 솔직담백한 글이 덧붙으면 금상첨화고, 그럴 수 없다면, 아이디어라도 환영입니다. 기발할 수록 더 좋습니다.

대기중(?)인 소수의 사진가들이, 가능한 선에서 그 아이디어를 이미지로 구현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찾아낸 85들이, 소금꽃이 웃음꽃으로 바꾸는 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참여방법>
1. 여러분 주변에 어떤 85가 있는지 살펴주십시오. 관찰한 85도 좋고, 만들어낸 85도 좋습니다.
2. 사진을 찍고(휴대전화로 찍은 것도 무방), 짧은(길어도 무방) 글과 함께 85archive@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3. 85개의 85프로젝트 블로그 http://85archive.tistory.com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블로그에 댓글로 아이디어를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4. 이 아카이브는 배타적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고, 나눠주셔도 됩니다. 블로그에서 마음에 드는 작업을 발견하시거든, 트위터 등으로 나눠주시고, 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독려해 주십시오.

* http://85archive.tistory.com에서 고해상 이미지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희망버스 #85호 크레인 #비정규직 #85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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