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그램은 가볍다, 하지만 가볍지 않다

<85개의 85> 릴레이 프로젝트 _ #009

등록 2011.10.23 16:13수정 2011.10.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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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는 오늘의 한국사회가 처한 노동의 위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토론과 행동, 좌절과 극복의 몸짓이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희망버스>를 탔건 안탔건 1%의 탐욕이 강요하고 있는 '불안한 노동'의 세계에 99%의 우리가 살고 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노동이 삶을 가꾸는 게 아니라, 삶을 파괴하는 지경에 이른 오늘 우리는 낯설지 않게 '해고노동자의 죽음'을 접합니다. 어느 '알바생'의 마지막을 목격합니다. 생각하면 85는 김진숙 씨가 버티고 선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숨은 85찾기 게임'을 제안합니다. '없었던 85만들기 게임'을 제안합니다. 85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어느새 85는 그냥 85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과 노동을 돌아보는 절망과 희망의 숫자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85는 무엇입니까. - <85개의 85> 프로젝트 기획팀

 

a  소금 85그램, 희망 85그램. 자신의 등짝에 하얀 소금꽃 피울 줄 모르는 사람들이, 소금꽃을 짓밟을 때, 우리에게 희망이란 가능한 언어일까.

소금 85그램, 희망 85그램. 자신의 등짝에 하얀 소금꽃 피울 줄 모르는 사람들이, 소금꽃을 짓밟을 때, 우리에게 희망이란 가능한 언어일까. ⓒ 이정선

소금 85그램, 희망 85그램. 자신의 등짝에 하얀 소금꽃 피울 줄 모르는 사람들이, 소금꽃을 짓밟을 때, 우리에게 희망이란 가능한 언어일까. ⓒ 이정선

 

노동하는 이들의 작업복에 밴 하얀 땀자국을 김진숙은 소금꽃이라 불렀다.

 

소금꽃은 노동자의 고된 노동을 고통스럽게 드러내지만, 그것은 동시에 보람과 긍지요, 희망의 근거다.

 

우리 누구나 작은 희망 하나는 품고 산다. 설령 그것이 희미하더라도, 희망의 끄트머리라도 붙들고 싶을 것이다.

 

나는 그 희망의 무게를 85그램이라 재고 싶다.

 

85그램은 가볍다. 하지만 가볍지 않다.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단 1그램의 무게라도 그것은 나의 희망이며, 또 누군가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등짝에 하얀 소금꽃 1그램도 피울 줄 모르는 이들이, 소금꽃을 피워 삶을 지탱해야만 하는 이들을 함부로 짓밟을 때, 우리에겐 희망이란 가능한 언어일까.

 

희망을 용도폐기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_ 이정선

 

a  당신의 85를 찾아주세요.

당신의 85를 찾아주세요. ⓒ 85아카이브

당신의 85를 찾아주세요. ⓒ 85아카이브

<참여방법>

1. 여러분 주변에 어떤 85가 있는지 살펴주십시오. 관찰한 85도 좋고, 만들어낸 85도 좋습니다.

2. 사진을 찍고(휴대전화로 찍은 것도 무방), 짧은(길어도 무방) 글과 함께 85archive@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3. 85개의 85프로젝트 블로그 http://85archive.tistory.com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블로그에 댓글로 아이디어를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4. 이 아카이브는 배타적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고, 나눠주셔도 됩니다. 블로그에서 마음에 드는 작업을 발견하시거든, 트위터 등으로 나눠주시고, 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독려해 주십시오.

 

* http://85archive.tistory.com에서 고해상 이미지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2011.10.23 16:13ⓒ 2011 OhmyNews
#희망버스 #김진숙 #85아카이브
댓글

김진숙이 목숨 걸고 싸우지 않아도 되는 세상, 해고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찾아 떠나는 85개의 이미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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