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커 보이고 싶었던 S양, 그녀가 잃은 것은...

성형수술 통해 눈이 커지면서 의도치 않게 삼백안이 될 수도 있다

등록 2013.06.07 15:18수정 2013.06.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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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초기에는 작은 눈을 아름답게 여겼다고 한다. 성리학이 정치이념이었는데, 화려하지 않고 간소한 것을 좋게 여겼다. 그래서 화려하지 않은 흰색 위주의 옷을 입었고, 단아해 보이는 홑꺼풀의 작은 눈을 아름답게 여겼던 듯하다.

S양도 그러한 단아한 인상의 미인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눈이 작다고 생각해서, 항상 눈을 크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민을 거듭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동양인은 평균적인 눈에 비해 길고 큰 눈을 매력적으로 여긴다. 안검하수(눈꺼풀이 처지는 것)가 없으며 쌍꺼풀이 얇고, 몽고주름이 없고, 경사도가 낮은 눈을 선호한다. 백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눈은 동양의 미적관점과는 반대이다. 평균적인 눈에 비해 날카롭고 매서운 눈매의, 끝이 올라간 눈이다. 상대적으로 평균적인 코카시안(유럽-아메리카인종)의 눈보다 작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반대되는 특성을 아름답게 여기는 듯하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은 평균적인 눈보다 큰 눈과 둥글고 부드러운 눈을 선호하고, 서양인들은 평균적인 눈보다 세로로 짧고 눈매가 올라간 눈을 선호하는 것이다.

S양도 눈이 더 커지고, 둥글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그 바람이 강해서인지, 그녀의 꿈은 이루어졌다. 여러 차례에 걸쳐서. 눈 성형수술을 통해 그녀의 바람대로 눈이 더 커져보이게 되었다. 엄밀히는 안구가 더 많이 노출이 된 것이다. 안구가 많이 노출이 될수록 눈이 더 볼록하게 튀어나와 보인다. 이는 안구의 크기와도 관련이 있다.

북방계 아시아인은 안구 자체가 작은 편이다. 이는 빙하기 때 혹독한 추위와 자외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환경에 적응한 결과다. 안구 자체가 작다보니, 이를 많이 노출시키면 눈이 볼록하게 나와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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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작은 안구. 가운데는 같은 비율로 드러나보이는 큰 안구. 우측은 가운데와 마찬가지로 커 보이지만 볼록해보이는 작은 안구. ⓒ 권용현


안구의 크기와 비례해서 노출이 된다고 가정해보자. 타고난 안구의 크기가 큰 사람은 눈이 커 보이고, 작은 사람은 작아보일 것이다. 그런데, 눈의 크기가 작은 사람이 눈이 커보이려면 안구가 노출되는 정도가 더 커질 것이다. 안구가 큰 사람와 안구가 작은 사람이, 겉에서 봤을 때 눈 크기가 비슷해 보이게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안구가 크면 좀 더 평평해보일 것이고, 안구가 작다면 더 볼록하게 튀어나와 보일 것이다.


이런 차이는 우리가 사물을 보고 받아들이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안구가 작아서 초점거리가 짧은 카메라처럼 상이 맺힌다. 초점거리가 짧고, 눈의 곡률이 커서 시야가 넓다. 마치 어안렌즈를 장착한 카메라처럼 넓은 부위를 한 번에 보는 것이다. 이런 눈의 특징으로 물건의 크기 차이와 거리 차이를 뚜렷하게 느낀다.

서양인들은 안축의 직경이 조금 길다. 상대적으로 수정체의 곡률이 낮은 편이다. 안구가 크기 때문에 망막이 전체적으로 넓다. 넓은 만큼 많은 수의 망막세포에 빛이 수용되므로 해상도가 높다. 서양인들의 눈은 시야는 좁은 편이나 해상력이 좋은 망원렌즈와 비슷하다.


이런 차이는 서로의 얼굴을 볼 때도 영향을 미친다. 원근감이 발달한 동양인들은 상대방의 얼굴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보고, 서양인들은 평면적으로 본다. 즉, 동양인이 얼굴이 볼록한 서양인을 보면 더 입체적으로 느끼고, 서양인이 동양인을 보면 더 납작하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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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커지면서 눈동자가 많이 드러나보인다. ⓒ 권용현


안구가 노출되면서 생길 수 있는 변화가 더 있다. 바로 눈동자와 흰자가 더 많이 드러나는 것이다. S양도 눈동자가 많이 가려져 있다고 생각해서 눈동자가 많이 커보이길 원했다. 그러다보니, 성형을 반복하면서 눈이 위아래로 커지면서 흰자가 많이 보이게 되었다. 보통 사람의 눈은 가운데 눈동자(홍채와 동공)가 있고 양쪽에 흰자위가 있다. 그런 눈동자의 양 옆뿐 아니라 위나 아래에 흰자가 드러나는 눈을 삼백안이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눈을 치켜뜨거나 내려뜰 때 이런 모습이 된다.

성형수술을 통해 눈이 커지면서 의도치 않게 삼백안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눈동자가 흰자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백안이 되기도 한다. 이런 눈은 마치 놀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삼백안과 사백안은 모두 관상학에서 아주 좋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다. 예뻐 보이려고 했다가 오히려 부정적인 인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눈을 커 보이게 하는 앞트임, 뒤트임 수술을 한 후 인상이 부정적으로 바뀌어서 복원수술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과도하게 눈을 커보이게 하다 보면 눈 안쪽의 눈물샘(눈물언덕)이나 점막이 드러나기도 한다. 원래 감춰져 있는 부분이다 보니 조금만 드러나도 많이 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관상학에서는 눈 안쪽의 속살을 노육이라고 하는데, 이 노육이 많이 드러나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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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하게 눈을 커보이게 하려다, 눈 주변의 점막이 드러나보이기도 한다. ⓒ 권용현


S양은 시간이 흐르면서 눈이 많이 바뀌었다. 그러면서 아담하고 단아해보였던 인상이 좀 더 뚜렷하고 시원해졌지만, 언제나 놀란 것처럼 보인다. 눈이 볼록하게 나와 보여서인지 그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는 본인이 판단할 몫이지만, 일말의 안타까움을 느낀다.
#앞트임 #뒷트임 #밑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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