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에 가려진 피츠로이가 모습을 드러내는 건, 1년에 겨우 다섯 번 정도다.
김동주
겨우 이틀을 머물렀을 뿐인 그곳에서 나는 모든 것이 그저 물러났으면 했다. 그것은 이틀간의 고된 트레킹으로 인한 엄살일지도 모르지만, 남은 여행도, 곧 복잡해질 앞으로의 삶도, 일 년에 겨우 다섯 번, 피츠로이가 구름 사이로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는 그 찰나에 묻혀 사라졌으면 했다.
한 번 소용돌이 치기 시작한 생각은 멈출 줄을 모르고 나는 기어코 이곳까지 오게 된 나의 지난 날을 떠올리고야 말았다. 그 때 만일 저 창 밖으로 나서기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감정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일들을 겪어야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을까?
얼음이 녹고 다시 봄이 오면, 거리는 이 시간에 갇힌 듯한 마을을 보기 위한 여행자들로 가득 찰 것이다. 꽃은 한껏 몸집을 부풀리고, 그 때쯤이면 거리의 예술품들이 몇 개쯤 늘어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고요한 마을의 시간도 서서히 흘러갈 것이다. 그래도 이 작은 마을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겠지. 팽팽하게 부풀어 터질 듯이 바닥난 여행자의 몸을 다독여줄 만한 곳이.
나는 아직도 그곳에 더 머물다 오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기타여행정보 |
엘찰튼에서 가장 가까운, 비행기가 있는 마을은 120km 거리에 있는 엘 칼라파테(El Calafate) 다. 많은 사람들은 엘칼라파테에 거점을 두고 당일치기로 피츠로이 트레킹을 하고 돌아가기도 하고, 엘 칼라파테에서 자전거를 빌려 바이크 하이킹을 시도하기도 한다. 엘 칼라파테에서 하루에 두 번 출발하는 버스가 매일 같이 있으며 엘 찰튼의 모든 상점은 해가 지면 문을 닫으니 식료품등은 낮에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엘 칼라파테에서 출발한 버스는 마을 입구에서 트래킹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전원 하차 후 가이드의 설명을 듣게 한다. 영어와 스페인어로 나뉘어서 진행되며, 이때 날씨와 지도, 각종 정보를 들을 수 있으니 새겨 듣도록 하자. 물론 오리엔테이션은 완전히 공짜다.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