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8월 14일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 도착한 북측대표단 30명이 오후 3시경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분단 이후 최초로 참배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규종
하지만 이는 정부가 '보수 단체의 반발'이라는 핑계 아래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올림픽의 기본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가 만약에 있을 수 있는 인공기 훼손 등을 적극 방지하고, 그래도 상황이 발생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처분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OCA나 다른 참가국들이 국기 철거에 대해 항의하고 나오다면 '국제적인 망신'으로 번질 수도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남북관계 차원에서 바람직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17일 남북 실무접촉에서 ''국제 관례'에도 저촉되지 않고 이전에도 문제가 된 적이 없는 북한 응원단이 사용할 인공기 크기를 거론해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번 보수단체들의 '인공기 논란'은 정부가 그 단초를 만들어 놓은 측면도 있다.
이미 남북한은 자신의 지역에서 상대방의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를 인정한 상태다. 이미 수차례 남한의 경기장과 그 인근에서 인공기가 올라가고 북한 국가가 연주된 바 있고 북한 평양에서도 지난 9월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 클럽역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한국 역도 선수단이 사상 최초로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으며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연주됐다.
2005년 8월 14일에는 '8·15 민족대축전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방남한 김기남 조선노동당 비서 등 북측 대표단 30명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해 스포츠가 아닌 군사 영역에서도 오랜 금기를 깬 바 있다. '6·25 때 맞서 싸운 적군들의 묘지'를 방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진전됐던 남북관계가 국제 경기대회에서 인공기 하나 걸 수 없는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까지 "북한의 엘리트 체육인과 응원단이 와서 교류하고 서로 이해하면서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던 인천 아시안게임이 남북 관계 개선의 기회가 될 가능성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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