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하는 김홍술 목사
이영광
- 지난달 25일 단식을 시작했는데 건강은 어떠신가요?"힘이 좀 없는 상태고, 아주 조금씩이지만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몸도 마음도 편안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요."
- 왜 편안하세요?"제가 여기 올 때만 하더라도 박근혜 정권과 기득권층이 너무 폭압적으로 거짓말로 (진실을) 은폐를 하는 것에 분노했죠. 그러나 결국은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관자이시고, 그가 하시는 일 때문에 저들이 철옹성처럼 굳게 문을 닫고 있어도 굉장히 불안하고 초조할 겁니다. 분노가 측은한 마음으로 변했어요. 역사의 분기점에서 결국은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아주 불행한 (이들이라는) 측면에서 측은해요. 그런 사람들이 역사를 왜곡해 고통스럽지만, 극적으로 반전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마음이 안정됐어요."
- 부산이 아닌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김영오씨가 오랜 단식을 하고 힘겨운 걸음으로 청와대 앞까지 가서 거절당하는 모습을 가슴 아프게 봤어요. 어떤 형태로든 뭔가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결단을 못하던 중에 김영오씨가 쓰러졌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 즈음 광주의 후배 목사에게 "전국 열두 명의 목사가 결단을 가지고 모이기로 했다. 같이 할 수 있느냐"는 제안이 왔어요. 하겠다고 답변하고 8월 25일 아침에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왔죠.
열두 명이 특별하게 계획을 잡은 것도 아니었어요. 저는 일주일이나 2주 정도 (단식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는데 의견이 모아지지도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떠나니 몇 명 안 남는 거예요. 그런데 8월 27일에 방인성 목사님이 40일 단식기도를 작정하고 왔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방 목사님께 '긴 마라톤 하는데 같이 뛰어 드리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지금까지 왔어요."
- 광장에서 무슨 생각을 하세요?"부산하고 다른 게 바로 앞에 청와대가 보이잖아요.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앉아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 국민과 역사에 비극이고 부끄러움이죠. 정치철학이나 역사의식이 있어서 국민들 앞에 선 것이 아니라, 아버지 시대 때 권력을 쥐락펴락 하던 세력들이 다시 몰려들어 거의 '인형'으로 내세운 건데... 연극을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못 지워요.
모든 거짓이 덕지덕지 쌓여서 우리 사회의 진실이 실종되었어요. 과거에는 통일세력과 반공세력이 (요즘처럼) 극적으로 부딪히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총만 없지 '무혈전쟁' 상태죠. 경제뿐만 아니라 이념적인 양극화가 심각하게 드러나는 이유가 뭔가 하면 '거짓과 참'의 세력이 극렬하게 맞부딪히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은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한다는 건, 죽어서 가는 나라가 아니라 (현실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나라가 아니겠어요? 그런 나라를 실현하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의와 평화 그리고 사랑과 도덕적 가치가 밑바탕에 있는 것이 튼튼한 나라가 되는 길이라고 봐요.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만능주의 세상이잖아요. 경제, 경제 하면서 풍요로운 나라나 국가 안보를 내세우는데요. 사실상 강대국에 전작권(전시작전권)을 맡기고 엄청난 무기를 사들이는 것이 튼튼한 나라인 걸로 생각하지만, 다 허깨비예요. 인간의 존엄성이나 신뢰성이 밑바탕이 된 국가가 나라다운 나라 아니겠어요? 지금 우리 사회는 절박해요."
- 부산은 여당 텃밭이기 때문에 부산에서 느끼는 민심과 광화문광장에서 느끼는 민심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당연하죠. 여기에서도 그렇지만 부산에서는 바로 '빨갱이'죠. 정부를 반대하면 '반정부'가 아니라 '반국가'로 보는 거예요. 정부가 국가인 거죠. (부산의 많은 민심은) 반정부 의사표시 하는 걸 나라 좀 먹는 행위로 봐요. 그것이 지역에서의 운동을 힘들게 하고 있지요."
"거짓세력과 한판 승부, 마지막 전선 구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