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흑인의 모발 색소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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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 자매는 올해 쉰의 이쪽, 저쪽이다. 두 자매가 친정을 함께 찾을 때면 서로 돌아가며 흰 머리카락(아래 흰 머리)을 뽑아주곤 한다. 두 사람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최근 들어 부쩍 흰 머리가 늘고 있다. 흰 머리를 뽑다 보면 흰 머리에도 종류가 다양한 걸 느끼곤 한다.
머리카락은 올 전체가 희거나 검은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뿌리 쪽 일부는 하얗고 나머지는 검은 머리카락이 있고, 중간중간 흰색과 검은색이 반복되는 것도 드물게 눈에 띈다. 남의 머리 손질을 많이 해 본 미용이나 이용 분야 종사자들은, 같은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머리카락 색깔을 흑백 둘로 나눌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또 같은 사람의 검은색 머리카락에도 더 검거나 덜 검은 '농도' 차이가 있다.
머리 새는 이유, 여기에 있다인종의 경계를 넘어서면 머리카락 색깔은 한층 더 다양해진다. 금발이 있는가 하면, 동화 속 주인공 빨간 머리 앤처럼 적발도 있다. 물론 갈색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유럽인들 가운데는 드물지만 머리카락 색깔이 두 가지 이상인 예도 있다. 또 형제자매 사이에도 머리카락 색깔이 전적으로 다른 예도 흔하다.
그렇다면 인류의 머리카락 색깔은 몇 종류나 될까? 분류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20종 이상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7종이니, 20여 종이니 하며 머리카락 색깔을 나누는 것은 겉보기에 따른 분류일 뿐이다. 본래의 머리카락 색깔은 딱 한가지, 흰색뿐이다. 아프리카인, 유럽인, 아시아인 다 마찬가지이다.
나이가 들면 인종을 가리지 않고 머리카락이 새게 마련이다. 바로 이 흰색이 머리카락 고유의 색깔이다. 인류는 공통으로 본래 머리카락 색이 하얗다. 하지만 늙어서 머리카락이 인간 본연의 흰색을 드러내기 전에는 십중팔구 흰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위장'을 하고 있다. 물론 이 위장은 의도된 것은 아니며, 인공 염색이 아닌 천연색이라는 특징이 있다.
머리카락이 인종마다, 또 같은 사람의 머리라도 올마다 농염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 것은 두피 등에 분포한 색소 때문이다. 그렇다면 색소는 얼마나 다양할까? 인류의 머리카락 색깔을 세분하면 스무 가지도 넘지만 머리카락 색을 결정하는 색소는 기본적으로 딱 두 종류에 불과하다. 유멜라닌과 페오멜라닌이 바로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