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특공대최근 아이들의 영웅
정가람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여느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TV에 나오는 온갖 캐릭터들을 줄줄 외운다. '뽀로로'부터 시작해서 '타요', '폴리', '소피아 공주', '바다탐험대 옥토넛' 등등. 요즘은 '최강전사 미니특공대'에 빠져 있는데, 아직까지는 뽀로로가 제 수준인 막내도 누나와 형 때문에 덩달아 미니특공대 노래를 흥얼거릴 지경이다.
물론 아이들의 TV 시청에 대해 마냥 긍정적일 수는 없다. 아이들이 EBS에서 나오는 광고를 보고 장난감을 사달라고 할 때, 만화의 폭력적인 장면이나 대사를 따라할 때 어찌 걱정이 없을 수 있겠는가. 다만 또래들 간의 소통을 위해서는 아이들도 TV 프로그램을 알아야 한다고 자위할 뿐이다. TV, 그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유혹임에 분명하다.
몸으로 하는 이야기엄마, 아빠를 대신해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미니 빔프로젝트와 아이들이 원할 때 친구가 되어주는 TV. 그러나 이 두 가지를 뛰어넘는 울트라 초특급 육아 용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아빠의 몸이다. 나는 여느 아빠들과 비교하여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편인데, 그 빈도나 시간, 지속가능성을 볼 때 우리 아이들에게 나의 몸을 능가하는 육아용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아이들에게 아빠와 논다는 것은 엄마와 노는 것과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보통 노래를 불러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등 정적인 놀이를 지향하는 엄마와 달리 힘이 좋은 아빠는 몸으로 부대끼는 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아이들에게는 훨씬 자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하늘 높이 들어올리고, 집어 던지고, 깔아뭉개기도 하는 아빠와의 과격한 몸놀이가 어찌 엄마의 그것과 같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