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관련 키워드로 탑시(TOPSY)에서 트윗 건수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는 2015년 8월 4일 01:15분을 기점으로 과거 30일 간을 기준으로 했다.
하지율
'대한민국은 지옥이다'라는 헬조선론에 대한 일각의 비난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헬조선'을 말하는 이들에게 '혐한' 프레임을 씌워 본질적 문제가 아닌 과장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 이때 헬조선인들의 고통을 전 세계 자본주의 추세에서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눙치며, '노력'을 더 하라는 고전적 논리가 덧붙는다.
둘째, 이들이 정작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저항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가르치려 드는 것. 헬조선인들에게 "헬조선 기사에서조차 '노오력' 하라는 말을 보게 될 줄이야. 암 걸리겠네"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이 비난들은 헬조선인들의 의식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분석들이다. 위 그림은 트위터에서 최근 30일간 '헬조선 관련 키워드'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꼰대', '노오력'(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노력 탓으로만 돌리는 걸 비꼬는 말), '죽창'이란 단어에 주목하자.
청년들은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능력만큼 인정해주지 않고 좌절이 반복되는 사회 현실 앞에서 환멸과 자조를 느낀다. 그러나 각자의 성향에는 차이가 있다. 일부는 친절마저 스펙이 된 사회에서, 자신의 감정을 내면으로 숨기고 친절을 가장한다. '센 놈에게 붙으려면' 바짝 엎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응어리진 감정은 어떤 식으로든 분출되어야 하기에, 인터넷에서 과감하게 표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진보좌파 등에게 분풀이를 해봐야 처지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순응을 위해 억지로 끌어온 논리들도 '적나라한' 현실 부조리 앞에서 무력해질 뿐이다. 아니, 무엇보다 더는 감정을 응어리로 만들어 마음에 가둬둘 공간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