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주기 공유하고, 살 빼주고... 별걸 다하네

[추석 특집 오마이뷰] 별걸 다 하는 '애플 워치' vs. 기본 충실 '핏빗 차지 HR'

등록 2015.09.27 17:43수정 2015.09.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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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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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워치 스포츠(위)와 핏빗 차지 HR ⓒ 김시연


2년 전,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일상화된 5년 뒤 추석을 그렸다. 그 사이 온갖 웨어러블 기기들이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제 그 대표주자인 애플 워치와 핏빗(fitbit)을 직접 써보고 웨어러블 단말기가 얼마나 진화했는지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관련기사: 에구 망측해라, 속옷까지 똑똑하다니).

애플 워치 등장과 동시에 '웨어러블 1위' 핏빗의 시대는 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애플 워치 출시 이후에도 핏빗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1000만 대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깼다.

두 제품의 성격이 '고가 스마트워치'와 '중저가 헬스케어(건강관리) 밴드'로 서로 다르긴 했지만, 둘 다 '활동 측정'이 핵심 기능이라는 점에서 핏빗 자체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관련기사 : 핏비트 창업자 "삼성이 설명 못한 것, 우린 해냈다").

애플 워치 등장했지만 핏빗이 더 잘 나가는 까닭

지난 3개월 '애플 워치(스포츠 블랙 42mm)'는 하루도 내 손목을 떠난 적이 없었다. 다만 비교 체험을 위해 옆지기가 한 달 가까이 차고 있던 '핏빗 차지 HR'을 이틀 동안 잠시 빌려 사용했다. 국내 시판되는 핏빗 제품 가운데 심박계가 장착된 최신 모델이다(GPS 센서가 달린 핏빗 서지는 국내 미출시).

애플 워치는 지난 23일 '워치OS2'로 운영체제를 대폭 업데이트했다. 탁상시계 모드, 사진이 들어간 시계 페이스 등 겉모습이 달라졌지만 재밌는 기능도 몇 가지 눈에 띈다. 움직이기, 운동하기, 일어서기 등 3가지를 표시하는 '활동 링'으로 달성한 목표를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고, 대화식 목표 달성이라든지 주간 활동 요약 보고서 기능도 추가했다. 기존 핏빗 사용자들에겐 이미 익숙한 기능들이다.

"최장 운동 시간 개인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애플워치)
"5000걸음을 걸어 '보트 슈즈' 배지를 획득하셨습니다." (핏빗)


일정한 활동 목표를 달성했을 때 보상으로 '배지'를 줘 동기 부여하는 방식도 핏빗이 먼저다. 고작 '그림'에 불과한 배지가 무슨 힘이 있을까 싶지만, 덕분에 매일 저녁 동네 산책이 일상화됐다. 처음엔 시험 삼아 가볍게 걷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목표를 달성하고 배지 받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

두 제품 모두 움직인 거리(걸음수)나 시간뿐 아니라 오르내린 계단 층수, 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한다. 애플워치는 여기에 '일어서기'를 보탰다. 장시간 자리에 앉아 있으면 건강에 해롭다면서 50분마다 '일어서기' 신호를 보낸다. 덕분에 업무에 몰입하다가도 1시간마다 일어나 가볍게 몸운동을 하는 게 습관이 됐다(관련기사 : "톡톡, 벌떡 일어나!" 시계가 내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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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목은 누구 차지? 애플 워치 스포츠 대 핏빗 차지HR 비교(사진: 애플/핏빗) ⓒ 김시연


활동량 파악 쉬운 애플 워치... 몸무게 제대로 빼려면 핏빗

애플워치나 핏빗에서 측정한 활동량은 스마트폰 앱으로 한눈에 볼 수 있다. '대시보드'라고 부르는 화면에는 각종 활동 상황이 시간대별로 나타나고 주간, 월간 단위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애플워치 활동 링은 주간 단위, 월 단위로도 각각의 활동량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핏빗은 과거 기록은 각 항목별로 비교할 수밖에 없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 가운데 하나는 심박계 기능이다. 두 제품 모두 LED 빛을 혈관에 비쳐 흐르는 혈류량을 측정해 계산하는 방식인데, 핏빗은 '퓨어 펄스' 기술로 24시간 실시간으로 심장박동수를 측정한다. 심지어 핏빗을 손목에서 풀었을 때도 녹색 빛이 계속 깜빡인다. 덕분에 심한 운동을 할 때 뿐 아니라 평상시 안정 상태 심박수도 측정할 수 있다. 반면 애플 워치는 운동 앱 이용 등 특정 시점에만 제한적으로 측정한다.  

배터리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핏빗은 1~2시간 완충하면 4~5일은 거뜬한 반면 애플워치는 이틀을 채우기 어렵다. 애플워치 액정 화면이 상대적으로 큰 데다 아이폰과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배터리 문제도 핏빗의 대표적 기능인 '수면 측정'이 애플 워치에서 빠진 데 한몫했다. 핏빗을 손목에 차고 잠을 자면, 도중에 깨어난 횟수와 뒤척인 횟수를 측정해 시간대별로 보여준다. 덕분에 실제 수면 시간과 수면 습관을 파악할 수 있다.

정작 옆지기는 시계를 풀고 자는 습관 탓에 이 기능을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 스포츠 밴드라고는 해도 시계처럼 몸에 걸리적거리는 데다 잘 때까지 전자기기를 몸에 착용하는 데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다.   

핏빗의 가장 큰 장점은 '동기 부여'다. 핏빗은 스스로 몸무게 감량 목표를 정한다거나 다른 핏빗 사용자들과 걸음수 챌린지(도전과제) 등을 통해 운동 경쟁을 부추긴다. 각종 배지 획득 상황도 페이스북이나 이메일을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핏빗 CEO인 제임스 박도 이 같은 핏빗 사용자 커뮤니티를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을 정도다. 핏빗으로 단순히 활동량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같은 동기부여를 통해 감량, 건강관리 등 목표 달성을 돕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관련기사: 만보 걸었다고 배지 주고..."이게 날 조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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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빗 차지 HR은 심박수를 실시간 측정하는 반면, 애플 워치는 운동 앱 사용 등 부정기적으로 측정한다. ⓒ 김시연


친구와 경쟁 부추기는 핏빗... 생리주기도 알려주는 애플워치

애플워치는 상대적으로 커뮤니티나 동기 부여 기능은 약하지만,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이 보완하고 있다. 당장 '마이핏트니스팔(MyFitnessPal)', '눔(Noom) 코치', '런키퍼(Runkeeper)' 같은 다양한 앱들이 애플 워치와 연동해 감량 목표 설정이나 음식 칼로리 기록, 달리기 기록 측정 등을 돕는다. 심지어 여성의 생리주기와 가임기 등을 표시해주는 '사이클(Cycles)' 앱도 등장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 사용자도 파트너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돕는다.

사실 지난 3개월 애플워치를 쓰면서 시계와 전화, 문자메시지 알림, 활동 측정 기능 외에 다른 기능들은 쓸 기회가 많지 않았다. 늘 아이폰을 함께 휴대하는데 굳이 애플 워치로 뉴스를 본다거나 게임을 할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다. 활동 측정 기능에 특화된 핏빗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다.

핏빗 차지 HR은 40만 원대 애플워치 스포츠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만 원대 가격과 애플 iOS 단말기뿐 아니라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 스마트폰, PC까지도 연동되는 호환성, 가벼운 무게와 착용감도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애플워치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애플과 무관한 앱 개발자들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온갖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것이고, 애플워치 사용자들이 늘면 핏빗 못지 않은 커뮤니티도 형성될 것이다. 웨어러블 단말기 사용자들이 지금의 '핏빗' 그 이상을 원한다면 애플워치의 미래도 밝다.

○ 편집ㅣ박혜경 기자

#애플워치 #핏빗 #핏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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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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