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대학생 "아버지,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하야하라 박근혜 대전시민 촛불행동' 아홉 번째... 500여 시민들 빗속 거리행진

등록 2016.11.10 23:25수정 2016.11.10 23:25
0
원고료로 응원
a

10일 저녁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하야하라 박근혜 대전시민촛불행동' 아홉번째 촛불집회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하야'와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a

10일 저녁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하야하라 박근혜 대전시민촛불행동' 아홉번째 촛불집회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하야'와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a

10일 저녁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하야하라 박근혜 대전시민촛불행동' 아홉번째 촛불집회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하야'와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비가 내리는 10일 밤. 대전 갤러리아타임월드 백화점 앞 거리에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은 촛불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1일 시작한 '하야하라 박근혜 대전시민 촛불행동'은 이날로 아홉 번째를 맞았다. 시민들이 앉아야할 집회장소가 비에 젖어 이날 모인 500여 명의 시민들은 선 채로 집회에 참여했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인해 주최 측도 제대로 된 음향장비를 설치하지 못하고 방송차량을 이용해 집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박근혜는 하야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민주주의 지켜내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아버지께 죄송하다'며 자유발언을 시작한 한 여대생의 진솔한 고백이 함께 한 시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 주인공인 배재대학교 오다은 학생은 "먼저 아버지께 죄송합니다, 제가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시위나 집회에 나가지 말라던 말씀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면서 "그러나 대신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되지 말라는 가르침은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딸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습니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어 "저는 그 동안 촛불을 든 적도 없었고,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을 위해서 흰 국화 한송이 가져다주지도 못했으며, 사회와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그러나 이제 여기 밝혀져 있는 촛불을 보면서 제가 행동해야 할 때라는 것을 알게 됐다, 비록 우리는 힘이 없고 촛불은 약하지만, 우리가 함께할 때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될 것이며 오늘이 바로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악이 승리하는 이유는 선한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조건은 오직 선한 자들의 무관심이다-영국의 보수주의자 에드먼드 버크)"라는 철학자의 말을 소개하고 발언을 마쳤다. 이에 사회자는 "행동하는 선한 시민의 힘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리자"며 구호를 외쳤다.


a

10일 저녁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하야하라 박근혜 대전시민촛불행동' 아홉번째 촛불집회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하야'와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a

10일 저녁 대전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하야하라 박근혜 대전시민촛불행동' 아홉번째 촛불집회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하야'와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고3 학생도 자유발언에 나섰다. 중앙고 3학년 임현장 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했던 선서 내용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고 조목조목 비판한 뒤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우롱한 박근혜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며 "더 이상 대한민국 역사에 오점을 남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자신을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밝힌 한남대 유원희 학생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결코 쉽게 얻어진 게 아니다,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등 우리 국민들이 피 흘려 쟁취해낸 소중한 민주주의"라며 "그런데 지금의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로 할 수도 없을 만큼 훼손했다, 우리의 미래 사람들이 이 사건을 역사에 뭐라고 기록할지 정말 부끄럽다, 이 모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규봉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와 배재대학교 시국선언을 주도한 안진오 학생, 유성기업 노동자 등이 자유발언자로 나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며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집회를 마친 이후에는 거리행진에 나섰다. 촛불과 피켓을 든 시민들은 집회장소인 갤러리아타임월드에서부터 대덕대로를 따라 이마트 앞 사거리를 지나 다시 집회장소로 돌아오는 약 1.5km의 거리를 행진한 뒤, 정리집회를 열고 해산했다.
#박근혜하야 #대전촛불집회 #대전시민촛불행동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박근혜하야촛불집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연재 '비선실세' 최순실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2. 2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3. 3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4. 4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5. 5 한국의 당뇨병 입원율이 높은 이유...다른 나라와 이게 달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