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는 말 그대로 '부당하게 해고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명확해서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부당노동행위'의 개념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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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정보공사가 경영평가 성과급을 균등 분배했다는 이유로 파면한 노조위원장을 다시 원직복직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지난달 20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가 노조위원장에 대한 파면을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한 판정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부당해고'는 말 그대로 '부당하게 해고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명확해서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부당노동행위'의 개념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오늘은 이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은 국가나 일반 사인에 의해 침해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사용자에 의한 침해이다. 이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은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의 노동3권 실현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침해 내지 간섭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렇게 금지되는 사용자의 제반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고 한다.(노조법 제81조)
나아가 노조법은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를 통하여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절차, 즉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절차(제82조~제86조)와 그러한 행위를 한 사용자에 대한 벌칙(제90조)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벌칙을 함께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는 단체교섭거부·해태, 노조활동에 대한 지배개입 등 다양한 유형으로 나눠지는데, 이번 국토정보공사의 행위는 노조법 제81조 제5호에 따른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 해당규정은 근로자가 정당한 단체행위에 참가한 것 등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용자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불이익 취급은 근로자 개인에게 현저한 경제적·심리적 압박을 가할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활동까지 위축시켜 노동3권 자체에 중대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로서 규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불이익 취급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사건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노조활동이 이유가 아니라면 부당노동행위 아냐 판례는 사용자의 불이익처분을 근로조건상의 불이익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조합 활동을 할 수 없거나 곤란하게 되는 조합 활동상 불이익도 포함되는 것으로 광범위하게 인정한다. 예컨대 대법원은 구체적 사례에서 (1)조합 활동에 적극적인 근로자를 조합원자격이 없는 직급으로 승진시키거나, 조합 활동이 곤란한 지역으로 전근시키는 경우, (2)조합 활동을 이유로 비조합원에 비해 조합원들만 승진에서 배제시킨 경우, (3)특정 근로자가 조합 활동에 적극적이라는 이유로 경제적 불이익을 주기 위해서 연장근로를 못하게 하는 경우 등을 모두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고 있다.
회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가끔 이 '부당노동행위'라는 용어를 잘 못쓰는 경우를 보곤 한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직장상사로부터 인신공격성 모욕을 받는다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강등·전직·해고되는 경우 이러한 행위들이 '부당'한 것은 맞지만, 이러한 행위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 등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면 법률상 용어인 '부당노동행위'는 아닌 것이다. 이렇게 잘못 쓰이는 용어를 발견해내는 재미가 노동법에 더 친숙해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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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노무사로서 '노무법인해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노무자문, 급여관리, 근로자들의 부당해고, 체당금 사건 등을 수행하면서 널리 알리면 좋을 유용한 정보를 기사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blog.naver.com/lhr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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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부당한 행위, 다 '부당노동행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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