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으로 재탄생한 강은 녹조라떼가 되었다. 강 위를 날아가는 페러글러이더가 4대강 녹조라떼의 위용을 증명한다.
신병문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수문을 상시적으로 개방해 강을 흐르게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의 문제점 조사를 위한 민관 공동특별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으로도 알려졌다.
이제 4대강에 새로운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한다고 강이 다시 살아날까?'
'녹조라떼가 된 강을 살리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아니다. 강은 흐르기만 하면 스스로를 치유하며 회복된다. 강의 생명은 흐르는 역동성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잘못으로 강이 처참히 파괴되었지만, 강물이 흐르며 다시 생명의 강으로 거듭난 현장이 여기 있다.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면 4대강이 다시 살아난다는 증거를 함께 살펴보자.
강이 흐르기만 하면, 죽은 강이 다시 살아난다고? 강원도 영월엔 강이 많다. 평창강과 주천강이 만나 서강이 되고, 영월 읍내에서 서강과 동강이 만나 남한강이 되어 서울로 흘러내려 온다.
선돌로 유명한 서강 변에 1999년 제방을 쌓기 시작했다. 홍수로부터 주변 농경지를 보호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제방을 쌓을 곳이 아니었다. 제방이 보호할 수 있는 농경지 면적이 아주 작고, 가끔 홍수로 불어난 물과 함께 실려 온 유기물이 밭을 더 옥토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제방이 완성되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반대편 우측 강변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대가 높아 홍수 피해가 전혀 없던 곳인데, 새로 쌓은 제방에 부딪힌 물길이 우측 강변의 유실을 불러온 것이다. 결국, 우측 강변도 제방을 쌓기 시작했다. 덕분에 반짝이던 은빛 모래밭과 미루나무 줄지어 서 있던 아름다운 강변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