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집회
이민선
고교 무상교복을 원하는 경기도 성남시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힘도 넘쳤다. 퍼포먼스는 흥미로웠다. 한마디로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지난 10월 30일 오전, 성남시의회 앞에서 열린 '성남시 초중고 학부모 네트워크' 집회. 학부모들은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유행가 가사를 바꿔서 춤을 추며 불렀다. 그 내용을 보면 이들의 요구가 무엇이고, 그동안 무상교복과 관련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다.
1절 : "성남은 왜 안 하나? 무상교복 용인도 하는데 네 번의 부결도 마음이 아픈데, 다섯 번은 화가 나는 걸, 오늘 본회의에 여와 야가 만나, 통과를 외쳐라, 무상교복 만장일치 통과, 조건부로 협치를 해라." 2절 : "성남은 왜 안 하나? 옆 동네 용인도 하는데, 외쳐도 외쳐도 느끼지 못하면, 내년에는 두고 보자 다! 내년 6월에 후보자로 만나, 동그라미 찍을까. 다시는 안 찍어 준다. 소문내서 낙선시킨다. 오늘 본회의에서 여와 야가 만나 통~과를 외쳐라, 무상교복 만장일치 통과, 조건부로 합의해라." 기자회견문에도 학부모들의 염원은 잘 나타나 있었다.
"고교 무상교복 29억 원 예산 먼저 무조건 만장일치로 통과시켜라, 선출직은 시민의 뜻으로 표결하라,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합리적인 표결을 하라, 무기명이 아닌 기명으로 투표하라." 학부모들 노력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무상교복 지원을 원하는 시민 수천 명의 서명을 받아 시의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집회와 함께 진행한 기자회견을 마친 학부모들은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무상교복 예산 통과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결과는 또 부결이었다. 학부모들의 바람이 다섯 번씩이나 무너진 것이다. [관련기사]
성남시 고교 무상교복, 또다시 무산 투표 결과는 찬성 16 대 반대 16이었다. 과반인 17표를 못 넘겨 성남시가 추가경정예산으로 제출한 고교 무상교복 지원비 약 29억 원(약 1만명 대상 1인당 29만 원 지원)이 삭감됐다.
그래도 성과가 있다면, 무기명이 아닌 기명 투표를 했다는 점이다. 무기명 뒤에 숨지 말라는(기명 투요 하라는) 학부모들의 압박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지난달 22일 4번째 무상교복비 지원 예산 심의를 위해 무기명 투표로 했을 때는 '찬성 14, 반대 16, 기권 1'로 기명 투표보다 찬성표가 더 적었다.
"용인 자유한국당은 무상교복 찬성, 성남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