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시장실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도서관 비정규직 노동자들.
신지혜
노동자들은 '공정한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시가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바꾸지 않겠다고 이미 공언을 한 상황이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후 시의원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노동자 등이 참여한 간담회에서 고양시 관계자는 "정부 방침을 따르자는 전환심사위원들 의견이 많아, 두 차례에 걸친 투표 끝에 결정한 사항이라 번복될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정부 방침'이라는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고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현직만을 채용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공정하게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라"고 외쳤다.
실제로, 7월 20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확인해 보니 '현직만을 채용하라'고 못을 박지 않았다. 정부 가이드라인은 이런 사태를 염두에 두었는지, 형평성 등을 고려,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공정하게 하라'는 당부까지 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관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하면서 이해 관계자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고용 승계와 공정 채용 원칙 간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기관별로 이해 관계자의 협의 등을 통해 결정한다. 다만, 현재 근로 중인 근로자 전환이 원칙이고, 청년 선호 일자리 또는 인원이 주기적으로 변경되는 경우 등은 형평성 등을 감안, 제한 공개, 가점 부여 등 적합한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고양시는 정부 방침을 우격다짐 식으로 적용했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정규직 전환 대상을 결정한 심의 위원들이 도서관의 특수한 고용 형태를 알지 못한 채 방망이를 두드린 것이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22일 간담회에서 "도서관의 특수한 고용 형태를 몰랐고, 따라서 심의 위원들한테 알려주지를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일을 통해 알려진 고양시 도서관의 인력 운용 시스템은 충격적이었다. 비정규직을 끊임없이 양산하고, 지속해서 노동을 착취하는 구조였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일한 만큼 보상 받기를 원한다는, 그래서 필요한 인력은 합당한 임금을 주고 고용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그동안에 있었던 이러한 행위를 반성하는 의미에서라도 고양시는 짧게는 2년 길게는 11년 동안 기간제 노동과 자원봉사를 반복한 노동자를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쓰고 버려진 일회용품 된 기분"이라는 도서관 노동자의 말을 뼈아프게 새겨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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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YES' 11년은 'NO', 고양시의 황당 정규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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