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를 다는 순간, 금수저가 된다.
오마이뉴스
의원세비 1억5000만 원은 근로소득만 기준으로 볼 때, 대한민국 상위 1%에 속한다. 금배지를 다는 순간 금수저가 되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특권과 높은 세비는 국회의 구성을 왜곡시킨다. 국회의원이 '출세한 사람들'이 인생2모작으로 도전하는 직업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은 웬만하면 변호사·의사·교수·언론인 출신이다.
"나도 정치나 해볼까?"
나도 교수나 해볼까? 나도 의사나 해볼까? 이런 이야기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자격증을 따야 하고 코스를 밟아야 하니까. 정치는 자격증도 필요 없고, 코스를 밟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일 순 있다. 이 점은 옳다.
그러나 정치는 국민의 다양한 견해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엘리트 300명으로 구성된 국회보다, 노동자∙농민∙여성∙장애인∙성소수자 등으로 구성된 국회가 우월하다.
국회의원 300명이 전부 농민으로 구성돼 있다면, 당장 반발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농민만의 국가인가?"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엘리트만의 국가인가?"
더불어, 정치인은 온갖 갈등을 해결해야 하고 각종의 요구 속에 파묻혀 살아야 한다. 그 와중에 여러 의견을 종합하고 조정하며 이를 정책이나 정치노선으로 다듬는 일도 해야 한다. 때론 다른 세력과 협력하거나 투쟁해야 하며, 그 와중에 각종 검증에 항상 노출돼 있다.
이런 점에서 국회의원은 스트레스가 상당히 큰 직업이다. 다른 분야의 엘리트라고 해서 무조건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는 제대로 한다면 3D 업종에 가까워 소명의식과 책임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준비해서 도전해야 할 직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세한 사람이라면 너도나도 정치인을 꿈꾸는 이유는 권한이 막강하고 세비도 그에 못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명분으로 찾는 인생 후반기 소일거리로는 국회의원만한 직업이 없다.
의원정수 확대가 특권 및 세비 축소의 절호의 기회
다이아몬드가 비싼 건 흔치 않기 때문이다. 발에 치일 정도로 널린 돌멩이에게는 특권 같은 게 없다. 같은 이치다. 소수의 기득권층이 기득권을 얻는 이유는 그들이 소수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기득권층'이 문제가 아니라, '소수이기 때문에 기득권층'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은 간단하다. 발에 차일 정도로 많은 돌멩이처럼, 국회의원도 그렇게 만들면 된다. 이번이 절호의 기회다. 의원 정수를 확대해서 특권의 기반을 줄이고, 실질적으로 세비까지 줄이자.
장제원 의원은 이런 말도 했다.
"저는 그렇게 정수를 늘려 총액을 (제한) 해도 조금 있다가 슬그머니 올라간다고 본다. 현실성이 없어 국민이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정의당은 일찌감치 국회의원 세비의 최저임금 연동상한제를 주장하기도 했었다. 방법은 이미 다 나와 있는 셈이다.
결론은 이거다. 현행 선거제도에서는 김진태·장제원 같은 이들만 국회의원에 당선되지만, 의원정수를 확대하면 제2, 제3의 노회찬도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다.
국회의 구성도 점차 바뀔 것이다. 국회의원을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진짜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들로 국회가 채워질 것이다. 이게 정치개혁의 시작이다.
노회찬재단(준) 설립추진 |
노회찬재단(가칭) 설립 실행위원회는 지난 10월 8일부터 준비위원 구성 및 시민추진위원 모집을 시작했다. 시민추진위원 참여는 노회찬재단 준비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hcroh.org)에서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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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전 대변인,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까페2 진행자
정의당 교육연수원장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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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늘리자?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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