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양당 결단 촉구한 야3당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이 28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득권 양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단 촉구를 위한 야3당 공동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남소연
이해찬 대표는 "다수당이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 100% 비례대표를 몰아준다는 건 아니다"라고도 했는데, 묻고 싶다. 언제부터 '민심 그대로 국회'를 만드는 것이 다수당이 양보하고 말고의 일이 된 것인가.
애초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안됐던 것은 60년간 민심을 왜곡했던 선거제도를 정상화하자는 취지였다. 노회찬 대표는 지난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 다른 것보다도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중략) 그러나 냉정하게 봤을 때 누구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느냐. 국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거죠. 투표권은 국민에게 있는 것이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국민의 마음이 반영되느냐, 안 되느냐. 정확하게 반영되느냐, 왜곡되느냐가 가장 중요하게 따져져야지 누구의 어떤 정치인에게 유리하냐는 두 번째, 세 번째 문제라고 저는 보는 겁니다."
지난 60년 동안, 초반 30년은 국민의 의사가 어떻든 여당이 무조건 다수당이 되도록 박정희와 전두환이 선거제도를 조작했고, 후반 30년은 선거제도 덕에 국민의 의견 분포와 상관없이 거대 양당이 지지율보다 많은 의석을 싹쓸이 할 수 있었다. 이 의석 약탈의 역사를 정상화하자는 것을 '다수당의 양보' 대상으로 생각하다니 놀랍다.
길다가 주운 돈은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 이런 상황에서 '주운 사람이 양보할 수 있다는 얘기지, 100% 돈을 다 돌려주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홍영표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더라도 지역구의원 대 비례대표의원의 비율을 50:50으로 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는데, 이미 지적했듯이 누구도 그런 주장을 한 바가 없다.
애당초, 2015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권고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대 비례가 2:1이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017년 12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에도 지역구 대 비례는 2:1이었으며, 바른미래당 박주현 의원의 2016년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은 그 비율이 4:1이었다.
민주당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상희 의원의 개정안은 3:1이었고, 소병훈·박주민 의원의 개정안은 2:1이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없는 사실로 괜히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
약속을 지키자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주요 인사들의 입장은 이미 오랫동안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민심 그대로 국회'가 양보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임을 말과 행동으로 거듭 밝혀 왔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법안 발의자이고, 설훈 최고위원은 공동발의자였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지난해 여성단체들이 정치관계법을 청원할 때 소개 의원이었는데, 당시 요구 사항 1번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실시'였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2016년 박주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연동형비례대표제 법안의 공동발의자였고, 올해 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중심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했던 초당적 의원모임 '민심그대로 정치개혁연대'에 속한 국회의원 26명 중 한 명이었다.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민심그대로 정치개혁연대'에 속한 의원이었다.
그뿐인가.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김상희 의원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개혁 법안의 공동 발의자였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난 10월 24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된 다음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례성을 높인 선거제도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이견의 여지가 없다"라고 밝히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편을 위한 마지노선이 언제인지에 대해서도 개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속해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하나 같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찬동자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딴소리 하지 말자. 하늘을 가리려는 사람의 손바닥은 너무 작고, 그 하늘엔 민주당 의원들과 지도부들이 과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했던 수많은 말과 행동들이 별처럼 박혀 있다.
그러니 그동안 주장해왔던 대로만 하자. 지금이야말로 민주당이 한국 정치의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아닌가.
노회찬재단(준) 설립추진 |
노회찬재단(가칭) 설립 실행위원회는 지난 10월 8일부터 준비위원 구성 및 시민추진위원 모집을 시작했다. 시민추진위원 참여는 노회찬재단 준비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hcroh.org)에서 할 수 있다.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2
정의당 전 대변인,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까페2 진행자
정의당 교육연수원장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공유하기
'연동형 비례' 논란, 민주당은 하던대로 하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