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수달생태공원 수로 벽면에 매달려 있는 통발에 수달이 죽은채 발견됐다 ⓒ 원종태
▲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이 통발 안에서 죽어있는 모습 경남 거제시 거제수달생태공원에서 수달이 통발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 원종태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수달이 경상남도 거제시 수달생태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한 시민의 제보를 받고, 지난 16일 구천댐 바로 밑에 위치한 수달생태공원을 찾았다. 이들은 댐 근처 수로벽면에 지름 약 40cm, 길이 약 80cm 크기의 통발 속에서 죽어 있는 수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미 사망한 지 한 달 이상 된 것으로 보였다.
수달생태공원은 수자원공사 거제권관리단이 2008년 80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곳으로, 구천댐 하류 부지 3만 3000㎡에 달한다. 여기에는 2400㎡ 규모의 자연환경림, 수달활동 및 이동영역 보호를 위한 폭 10m의 차폐림이 조성돼 있다. 하지만 현재 공원의 안내간판은 내용을 읽기 힘들 정도로 훼손됐고, 시민이나 관광객도 드물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 구천댐 바로 아래 조성된 수달생태공원은 사실상 방치돼 있다. ⓒ 원종태
송현식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통발에 들어 있던 민물고기를 잡기 위해 통발에 들어간 수달이 나오지 못해 죽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달을 보호하고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수달생태공원에서 수달이 죽었을 뿐만 아니라 한 달 이상 관리기관이 발견하지 못한 것은 공원의 현 상황을 잘 보여주는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수달이 불법어구인 통발에 걸려 숨진 만큼 환경단체들은 불법어구 감시 활동 등에 힘을 더 쏟을 계획이다.
송 활동가는 "구천천 일원에서 지난해 민물고기 포획용 불법 통발 2개를 확인하고 철거했다"며 "이곳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멸종위기 1급 민물고기인 남방동사리가 살고 있는 곳인데, 불법어협으로 남방동사리와 수달 등 멸종위기종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천천 일대 멸종위기종 모니터링과 함께 불법어구 감시 활동 등 야생동식물 보호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거제시 문화재담당 관계자도 지난 16일 통화에서 "수달사체를 매장한 후 문화재청에 신고하기로 했으며, 불법어구인 통발설치를 막기 위해 인근 마을에 홍보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마을사람들이 아닌 외부인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 불법 통발 설치를 목격할 경우 신고해줄 것을 당부하고 수자원공사에도 철저한 관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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