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 뛰어 놀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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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아빠! 오늘 정말 신나게 놀았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저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아이와 함께 놀았습니다. 대부분은 뛰고 달리는 놀이었습니다.
술래는 언제나 저였습니다. 저는 눈을 가린 체 아이들을 잡으러 다닙니다. 일부러 큰소리를 내고, 몸짓도 과장되게 합니다. 아이들은 즐거운 긴장 속에서 눈을 가린 괴물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이리 저리 피해 다닙니다.
4~5명 정도가 뒤쫒고, 저는 아이들의 손을 피해 무턱대고 놀이터를 뛰어다니기도 많이 했습니다. 놀이터 바닥에 그려진 동그란 원 안에서 서로 몸을 밀쳐가며 원 밖으로 밀어내는 놀이도 했습니다. 마을에서 배운 비석치기, 구슬치기도 자주한 놀이 중 하나입니다.
아이가 좀 크면서는 놀이가 스포츠 정식 종목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축구를 하는 날이 많아졌고, 야구와 배드민턴도 즐겨했습니다. 농구도 자주 했고요.
이 모든 놀이들은 기본적으로 걷거나 뛰면서 하는 놀이들입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게임이 아이의 시간을 잠식하면서 이제 뛰어노는 놀이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시간
역시 통계를 좀 살펴봤습니다.
놀이가 아닌 '이동'시간을 먼저 살펴봤습니다.
우선 공부를 하기 위해 한국의 초등학생은 평일 하루에 1시간가량을 이동합니다. 학교에 왔다갔다 하는 시간, 학원 다니는 시간을 다 합하면 그렇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그 시간이 좀 늘어나긴 하는데, 큰 차이는 없습니다(통계청, 2016, 한국인의 생활시간 변화상(1999년~2014년), 20쪽).
근데 이건 공부를 위한 이동시간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걷는 시간, 버스 타는 시간, 자가용 이용시간 등을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공부를 위한 이동이든, 다른 목적을 위한 것이든 걷는 시간만을 따로 파악해보면 사정이 조금 달라집니다. 평일을 기준으로 봤을 때, 초등학생의 경우 1~3학년은 평균 36분을 걷습니다. 초등학교 4~5학년이 되면 걷는 시간이 좀 늘어나서 평균 55분을 걷습니다. 중·고등학생은 약 40분 내외의 시간을 걸어 다닙니다(국립환경과학원, 2016, 어린이 노출 계수 핸드북, 162쪽).
스포츠 및 레포츠 활동을 따져보면 더 심각합니다.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학생들은 초등학생의 경우 스포츠 및 레포츠로 하루에 쓰는 시간이 22분, 중학생은 12분, 고등학생은 14분에 불과합니다(통계청,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 7쪽).
우리나라 학생들은 거의 놀지 않고, 걷지 않으며, 공부시간을 제외하면 주로 TV와 인터넷, 게임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녹색참여소득으로 놀이 시간 확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