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12월호 대담 기사
보이스
<통일일보>는 1959년 1월 도쿄에서 <조선신문>이란 이름으로 창간됐으며, 그해 11월 <통일조선신문>으로 개칭됐다가 1973년 9월 <통일일보>로 개칭되면서 주5일 일간으로 발행됐다. 1998년부터는 주간지로 발행되고 있다. 홍현 고문은 1948년 서울에서 출생해 육군사관학교 졸업 뒤 국방부·외교통상부에서 근무했으며 주일한국공사를 역임했다. 퇴직 뒤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지금은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보이스>는 이영훈-홍현 대담 기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대일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이영훈의 대일 인식을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준거로 치켜세웠다. 이런 기사를 통해 아베 신조 정권의 한국 정책에 정당성을 실어주려 하는 것이다. 대담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보이스> 편집자는 이렇게 썼다.
"문재인 정권의 관제 반일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이영훈씨(전 서울대 교수,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의 편저작 <반일 종족주의>. 과거에 집착해서 배상청구를 되풀이하는 정신의 부패는 어째서 끝나지 않는 것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 2인이 문제의 근본을 바로잡는다."
<보이스> 편집자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배상 문제를 다 끝났다고 말한 뒤, 배상청구를 하는 한국인들을 겨냥해 '정신의 부패'를 거론했다. 그런 정신 부패의 원인을 이영훈 대담에서 알게 될 거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정신세계가 부패해 있다는 인식은 <보이스> 편집자 같은 일본 극우파한테서만 나온 게 아니다. 이영훈 교수 자신이 그런 말을 많이 하고 있다. <반일 종족주의> 제13장 끝부분에서 그는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저열한 정신세계"로 폄하했다. 제23장에서는 "무한히 나약하고 비열한 존재로 스스로 추락하는 정신세계가 다름 아닌 반일 종족주의"라고 비판했다.
이런 류의 문장은 이 책 공동저자들한테서도 자주 드러난다. 일본을 광풍으로 몰아넣고 있는 혐한(嫌韓)을 정신세계 측면에서 이론적 뒷받침을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혐오하는 이영훈 교수의 인식이 <보이스> 대담에서도 나타났다. 그는 한국인들이 위안부나 강제징용 피해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받아내려 하는 것이나 민주화운동가들이 한국 정부로부터 배상을 받아내려는 것은 다 똑같이 저급한 물질주의 문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저급한 물질주의가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타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대담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몇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국가예산으로 보상을 받고 나아가 공무원시험의 우대나 각종 특혜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급한 물질주의도 반일 종족주의의 신학으로 비판하고 싶습니다만, 너무나 커다란 과제입니다. 어떠한 명분으로도 민주화 운동가들이 그들의 후손에게까지 특권을 물려주는 것이 허용돼서는 안 됩니다. 청구권 문제 같은 것은 모두 다 양심의 마비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의 배상 청구를 양심의 마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나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배상금보다 사과가 먼저라며 사과부터 요구하고 있지만, 이영훈 교수는 그들의 진짜 목적이 사과 받는 데 있지 않다고 일본인들한테 귀띔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인 학자가 '식민지배 배상 청구는 양심의 마비에서 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니, 안 그래도 배상할 마음이 없는 일본 정부나 기업에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일본 극우파가 이영훈과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을 '양식 있는 한국인'으로 치켜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일본 정부와 극우파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한국인들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71
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