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의외의 여론조사가 두 개나 한꺼번에 발표됐다. 3월 8일 하루 사이 벌어진 일이다.
8일 아침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에서 검찰총장 사퇴 후 윤석열 지지율이 수직 상승해 32.4%로 1위에 올랐다는 뉴스였다(tbs 의뢰, 5일 102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그동안 1위를 굳게 지켰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1%를 획득해 2위로 밀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는 14.9%였다.
같은 날 정오 무렵엔 리얼미터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8.3%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이 지사 22.4%, 이 대표 13.8% 순으로 나타났다(문화일보 의뢰, 6~7일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윤 전 총장 지지율 상승 이슈는 8일과 9일 온라인을 후끈하게 달궜다. 9일엔 다수 종이신문이 윤 전 총장 지지율 상승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대선 지지율 7%→32.4%로 껑충… '별의 순간' 잡은 윤석열. 8일 <세계일보> 온라인판 기사 제목이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7%에서 32.4%로 크게 상승했다는 얘기다. 기사에 인용된 수치 7%는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다(4개기관 공동의뢰, 2월 22~24일 100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하지만 KSOI와 코리아리서치 평면 비교는 성립되기 어렵다. KSOI는 무선 ARS 100%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6.1%에 그쳤다. 코리아리서치는 무선전화면접 100%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30.1%에 달했다. 조사방식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여론조사를 억지로 가져다 비교한 것이다.
7% → 32.4% 껑충? 이건 왜곡... ARS 여론조사의 특성
이런 기본적인 문제 외에도 근본적으로 ARS 여론조사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ARS여론조사는 노출빈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화제가 되는 뉴스는 커뮤니티,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으로 급속히 재확산된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노출 횟수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ARS여론조사는 미리 녹음된 음성을 듣고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에 응답하다 보면 많이 들은 듯한, 익숙한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응답률 5% 내외의 ARS여론조사에선 노출빈도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