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 RFID 감량기의 모습
온라인 갈무리
서울시는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을 위해 무선인식(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감량기(이하 RFID 감량기) 보급 사업을 2011년부터 시작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설치된 기기 대수는 총 1만 6208대라고 한다. 시범사업을 시작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약 12억 원의 국비를 투입했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동안 총 100억 원에 가까운 시비를 투입해 RFID 감량기 보급 사업을 진행했다.
2019년 기준, 공동주택에 약 1700대 가량 보급된 것으로 확인된다. 430만 가구의 공동·단독주택이 있는 서울시의 24%에 해당하는 103만 가구가 이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줄여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다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2021년 현재, 기후 위기 극복과 그린뉴딜, 코로나19와 오랜 기간 싸움을 하고 있는 이 시국에 과연 적절한 정책인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용산구는 서울시 지원을 받아 RFID 감량기 사업을 진행하고 계속해서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설치장소별로 다르지만 RFID 감량기 보급으로 인해 용산구 관내 음식물 쓰레기는 대략 26~64% 사이의 감량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2020년에는 6억 3천만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고 그 중 70%에 해당하는 4억 4천만 원을 집행했다. 예산의 30%에 해당하는 1억 9천만 원은 불용된 셈이다. 예산 등 관련된 세금이 어떻게 낭비되었는지는 다음 기사에서 다룰 예정이다.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의 감사원 감사
용산구의 RFID 감량기 보급은 2012년 시범사업부터 2021년 본사업까지 모두 '가'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또한, '가' 업체는 '나' 업체와 협약을 맺어 RFID 감량기를 조달받아 독점적으로 용산구 내에서 이 사업을 모두 진행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나' 업체는 1992년 2월 대전에서 설립되어 지금까지 RFID 감량기를 생산 운영해오던 업체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구로구, 서초구 등에서 공동주택 RFID 감량기 설치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14년부터 6년 동안 조달청의 조달우수제품으로 선정되는 한편 처리기기와 폐기물 처리 방법에 대한 특허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괜찮은 기업으로 평가되는 듯하다.
하지만 '가' 업체는 많이 다르다. 2012년 4월 용산구청과 가까운 용산구 녹사평대로 인근에 설립된 것으로 확인된다. '가' 업체는 같은 해 6월 용산구청의 RFID 감량기 시범사업자로 선정되어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대한민국의 어느 기업이 설립된 지 불과 2개월 만에 본 사업을 시행하기 전 사업성을 평가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2022년이 되면 '나' 업체는 설립 30주년이 되고, '가' 업체는 겨우 설립 10주년이 된다. 실력도, 경험도, 자본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 기업에게 도대체 무엇을 믿고 시범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는지 용산구청에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