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확대회의 1세션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 및 보건 역량 강화 방안을 다룰 확대회의 1세션에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운데),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팽창 전략인 '일대일로'에 맞서는 동시에 미·중 신냉전 질서의 형성을 겨냥하는 B3W 플랜(B3W: Build Back Better World)이 부각됐다. 현지 시각으로 12일 합의된 이 구상은 '더 나은 세계의 재건(Build Back Better for the World)'을 목표로, 전 지구적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B3W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에 관해 12일자 <뉴욕타임스> 기사 '바이든,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고자 G7 국가들의 결집 시도(Biden Tries to Rally G7 Nations to Counter China's Influence)'는, "바이든의 선거운동 주제에 근거를 두고 '더 나은 세계의 재건'이란 이름을 부여했다"고 설명한다. 바이든의 대선 캠페인 구호인 '더 나은 재건'을 응용해서 만든 이름이라는 것이다.
B3W와 마셜 플랜
육·해상 실크로드의 구축을 지향하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영어 약자는 BRI(Belt-and-Road Initiative)다. B로 시작하는 점과 글자가 셋이라는 점 역시, B3W가 BRI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B3W 플랜에 따른 투자 대상은 개발도상국들이다. 위 기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부유한 민주주의 지도자들이 개발도상국들에 수천억의 대출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한다. 일대일로 차원에서 세계 각지에 투자하고 지원하는 중국에 맞서, 선진 7개국들도 개발도상국 지원에 나서자고 촉구한 것이다.
B3W 플랜이 중국의 팽창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마셜 플랜은 소련의 팽창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1947년 이맘때인 그해 6월 5일, 해리 트루먼 행정부의 조지 마셜 국무장관이 하버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발표한 마셜 계획은, 대외 지원을 강화해 공산주의 침투를 막겠다는 의도가 그 아래 깔려 있었다.
마셜 플랜에 맞서 소련 역시 코민포름이라는 국제기구 결성을 통해 공산권 결속을 도모했지만, 소련이 처음부터 미국의 의도를 간파했던 것은 아니다. 소련은 처음에는 '유럽부흥계획'이라는 마셜 플랜의 외형에 주목했다. 자국과 공산권도 지원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을 정도다. 2001년에 <한국정치학회보> 제35집 제2호에 실린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의 논문 '탈냉전기 냉전 기원의 새로운 해석에 관한 연구'는 이렇게 설명한다.
애초에 소련은 마셜 플랜을 소련과 동구의 경제회복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했다. 또 경제학자인 바르가(Y. Varga)는 (1947년) 6월 24일 몰로토프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 안은 잉여생산물을 처리하지 못해서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한 미국이 마지못해 추구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말하고, 이 회담에서 미국에 최대한 압력을 가해서 소련은 정치적 이득을 얻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