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항의 풍경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전곡항은 요트가 펼쳐지는 마리나로 이국적인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운민
화성 실크로드 트레킹에 속해 있는 화성의 대표적인 항구 중에 우선 가장 북쪽에 위치한 전곡항으로 떠나려고 한다. 행정구역상 안산에 속해 있는 대부도와 마주 보고 있고, 이국적인 풍경의 요트마리나가 줄지어 들어서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는 항구다. 화성 당성에서 출발하여 제부도 입구를 거쳐 기다랗게 뻗어 있는 반도의 끝에 전곡항은 자리 잡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어항에서 볼 수 있는 항구를 가르는 짠내, 매대에 넘치는 물고기를 볼 수 있는 어시장의 풍경 대신 옷을 쫙 빼입은 듯한 휴양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2014년 경기 건축문화상 은상에 빛나는 전곡항 마리나 클럽하우스의 앞에 정박해 있는 수십 대가 넘는 요트가 만들어내는 장관이 그런 인상을 각인시키는지도 모르겠다.
전곡항은 전국 최초로 레저 어항 시범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생긴 새롭게 조성된 항구라고 한다. 물론 마리나 항구의 뒤편으로 돌아들어가면 꽃게 등 다양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식당가가 두루 있긴 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실크로드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았다. 이번엔 서해안을 쭉 따라 내려가 화성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항구, 궁평항으로 이동해 보기로 한다. 낙조가 아름다운 항구로 유명하고 유독 맑고 깨끗하며 궁에서 직접 관리하던 땅이라 하여 '궁평' 혹은 '궁들'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이곳은 전곡항과 또 다른 분위기가 항구 이곳저곳에서 느껴진다.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과 빨간 등대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의 풍경까지 전곡항이 화려한 귀족의 느낌을 가져다준다면 궁평항은 삶을 관조하는 노인의 이미지가 엿보인다. 궁평항에서 동쪽 방향으로 나아가면 궁평리 해수욕장과 저 멀리 궁평리 해송 숲까지 이어져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어 한 번 걸어가 보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