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사온 크레파스", '크레파스'는 일본 상품 명칭

일본이 잘못 만든 일본식 영어,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41)

등록 2021.10.14 13:38수정 2021.10.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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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사가지고 오신 크레파스", '크레파스'는 일본 회사의 상품명칭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
다정하신 모습으로
한 손에는 크레파스를
사 가지고 오셨어요.
 
동요에도 나오는 '크레파스', 참 정겨운 말이다. 모든 이에게 어릴 적 소중한 추억이 새록새록 아련히 생각나도록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크레파스'는 일본식 영어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 회사가 만든 상품 명칭이다. 1926년 일본 사쿠라 상회가 제조한 '사쿠라 크레파스'라는 상품 명칭인 것이다. 굳이 짚자면 pastel crayon이 정확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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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는 실은 일본에서 시작된 말이다(자료사진) ⓒ 최종규

 
오르골, 바톤터치, 스크랩... 추억이 담긴 말이지만

아기를 재울 때 자장가를 들려주는 그 '오르골'도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이 '오르골'이란 말은 '오르간'을 뜻하는 독일어 orgel을 일본에서 변형해서 만든 일본식 영어다. 정확한 영어 표현은 a music box이다.

'바톤터치'도 추억이 담겨 있는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때 이어달리기를 하면서 '바톤터치'하던 기억들. 물론 지금도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고, TV 자막으로도 나온다. 그러나 이 말 역시 '틀린' 일본식 영어다. '바통터치'나 '배턴터치'나 모두 '틀린' 영어다. baton pass가 올바른 표현이다.

'스크랩북' 역시 어릴 적 많은 추억이 담긴 말이다. 그런데 scrap이란 영어의 본래 뜻은 '폐금속 등의 쓰레기', '폐기물', '파편'으로써 우리가 이해하는 "신문이나 잡지 스크랩"으로 쓰이지 않는다. 이 '스크랩'도 일본식 영어다. clipping 또는 cutting이 올바른 표현이다. 다만 scrapbook은 영어로도 통용된다.
#크레파스 #스크랩 #바톤터치 #오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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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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