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모자아기의 겨울 코로나 모자. 봄, 가을 코로나 모자와 여름 코로나 모자를 지나와서 겨울 것을 사주었는데 구기고 뜯어 버렸다.
최원석
나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산책을 나갔다가 이런 말을 제일 많이 들었던 얼마 전에는 홧김에 '우리 아기는 아직 24개월 전 아기입니다. 24개월 이전의 아기는 마스크를 씌울 의무가 없습니다. 오히려 마스크를 씌우는 것이 아기의 건강에 해롭답니다'라는 문구를 크게 인쇄해서 아기의 유모차에 부착할까, 라는 상상까지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넋놓고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마스크의 대안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찾아낸 대안이 코로나 비말 차단 모자다. 일명 '코로나 모자'로 불리는 모자다.
하지만 아기는 이마저도 벗어서 던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제는 꾀가 늘어서 벗어서 구겨버려 못 쓰게 만들어 놓거나 뜯어버렸다. 아내가 찾았던 유일한 대안이 사라지게 된 셈이었다. 부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당장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했다.
산책은 그렇다고 치자. 벌써 우리 아기도 이른바 '접종 지옥'이라는 시기를 맞았다. 당장 병원에 자주 가야 하는 일이 코앞에 닥친 것이다. 게다가 날씨는 또 어떤가.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 않은가. 이도 고려해서 대안을 찾으려니 마땅치가 않았다. 마음은 급한데 당장 대안은 떠오르지 않는 막막한 현실이었다. 이를 계속 고민을 하다 보니 머리가 다 지끈하게 아파올 정도였다.
결국 아내가 맘카페에 들어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상황들을 겪고 계신다는 엄마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아기가 지금 하는 행동을 다른 엄마들이 진단을 내려 주셨는데 병명은 이렇다. '싫어병'이란다. 가슴이 답답하고 미어졌다. 방역 물품인 마스크와 코로나 모자 등을 거부하는 아기들의 병명이란다. 가슴 아프지 않은가? 병의 이름이 '싫어병'이란다.
맘카페에도 비슷한 엄마들의 고민이 많았다. 그만큼 많은 댓글이 달렸다. 달아주시는 댓글들에 감사하다며 꼬박꼬박 인사를 했다. 다만, 해결책이 담긴 댓글은 바로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이 시국의 육아는 이렇게 참 어렵다. 부부에게 또 다른 고민이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