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이제 그만 수고하고 당신 곁으로 오라고 해도 조금도 원망하거나 서운해 할 처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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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오후 안경을 찾으러 가자, 안경사는 새 안경을 내주면서 써 보라고 했다. 그런 뒤 아주 깨알 같은 잔글씨의 인쇄물을 읽어보라고 했다. 이전 같으면 도무지 읽을 수 없었던 그 글씨들을 죄다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눈이 밝아지다니...'
현대 의술에 감탄치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웬만한 책의 글씨는 굳이 돋보기를 쓰지 않아도 읽을 수 있었다. 안과 병원장, 안경사, 그리고 하늘을 향해 감사하면서 그 길로 원주시립중앙도서관을 찾아갔다. 고교시절부터 늘 숙제처럼 남겨둔 작품을 새로 시작하고자 참고도서를 손가방에 가득하도록, 휴대용 가방에 꽉 차도록 담고서 귀가했다.
하늘이 이제 그만 수고하고 당신 곁으로 오라고 해도 조금도 원망하거나 서운해 할 처지가 아니다. 하늘은 나에게 다시 눈을 밝게 해주시고 이제까지 기억력을 보존케 해 주셨다. 좀 더 이 세상을 위해 일하라는 하늘의 계시로 알고 신발 끈을 더욱 바짝 조여매야겠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에게 이 세상에 더 남아 일을 할 수 있게 하신데 대해... 다음 세대를 위해 제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배우고 체험하면서 살펴 본 일들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언제 불러도 원망치 않고 지체 없이 당신 곁으로 달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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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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