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 제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대통령 4년 중임제·결선투표제 개헌, 지방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등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정치개혁을 위해서 꼭 필요한 권력구조 변화와 선거제도의 개혁에 해당하는 것으로 환영한다. 특히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창당에 대해 사과한 것도 만사지탄이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진정성과 실천 의지다. 2020년 12월 기준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률은 13.9%로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4년간 공약 이행률인 42%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역대 최저치다('문재인 미터' 참고, http://pdms.admin.nhnent.com/).
무엇보다 촛불혁명과 선거제도 개혁의 열망을 담고 패스트트랙 등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스스로 걷어차고 세계 유례없는 기형적인 '30석 캡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그것조차 위성정당으로 망가뜨려 버린 더불어민주당의 뒤늦은 제안에 '각론'까지 없다면 그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뒤늦은 제안에 각론 부재... 민주당은 진심인가
송영길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세부방안을 묻는 현장 기자들의 말에 "그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라 하면서 "대선 끝나고 협의체가 만들어지면 지혜를 모아가겠다"라고 답했다. 결국 깊은 고민은 하지 못했고, 대선이 끝나고 나서야 지혜를 모아보겠다는 말과 같다. 이번 발표가 초박빙 대선 판세에서 '정치공학'에 의해서 대선 승리를 이뤄보겠다는 전술의 일환이 아닌가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일단 지금의 '30석 캡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대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면 ① 의원 정수가 늘어나야 하고 ② 비례대표 의석이 독일처럼 전체 의석의 50% 혹은 뉴질랜드처럼 41% 정도는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감안할 때, 의원 정수의 증가에는 개별 의원의 특권 축소가 뒤따라야 한다. 과연 과반을 훌쩍 넘기는 의석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특권 축소에 동의할 준비가 돼 있는가.
또한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나면 지역구 의석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에 대한 당내 합의는 이룰 수 있는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때는 논의가 됐는데 이번 발표문에는 빠진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만 봐도 알 수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기득권이 줄어드는 개혁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정치개혁 중요하다면... 왜 국회 정개특위는 여태 잠자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