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몰두하다 마지막으로 투표하는 유권자일하는 중에 잊고 있다 급히 투표에 참여한 마지막 투표자
김훈욱
국내에서는 아직 20대 대통령선거의 사전 투표(3월 4일~5일)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해외교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외국민투표는 2월 23일 시작되어 지난 28일 완료되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은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각국의 사정에 따라 제한적으로 실시되었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강력한 이동통제를 실시하고 있어 재외국민 투표를 실시하지 못했고, 참정권이라는 국민주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 아쉬움 때문인지 이번 재외국민 투표율이 예년에 비해 높아졌는데, 이는 말레이시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는 동 말레이시아라고 불리는 보르네오섬과 말레이 반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 말레이시아에서 말레이 반도인 쿠알라룸프로 이동하려면 비행기로 2시간이상이 걸리는 거리이다.
그리고 말레이반도에서도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반도의 중앙인 수도 쿠알라 룸프르와 남쪽 끝인 조호바루, 그리고 북쪽 끝인 페낭이다.
조호바루나 페낭에서 투표소가 설치된 쿠알라 룸프르로 이동하려면 각각 자동차로 4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거리라 이동이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이런 지리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어떻게 투표율이 높아졌다는 것일까? 이번에 재외국민 투표 종사원으로 참여하면서 이런 현상을 관심있게 살펴보고 향후 개선사항을 찾아보기로 했다.
당초 코로나로 인해 많은 교민들이 귀국한 상태라 투표참여자가 많이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지난 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높아졌다.
말레이시아에서 등록된 총 유권자는 2194명이었는데, 이 중 1770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80.7%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대 총선의 평균 투표율 41.4%, 그리고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18대 대통령 선거 평균투표율 71.2%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이 결과에 대해서 투표에 참여하는 특정인들의 참여동기를 살펴보면서 내용을 분석하고 문제점과 개선점을 정리해 보았다.
젊은 유권자, 높아진 정치참여 관심도... 투표율 분석해보니
올 1월 정당가입 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정당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고1 학생도 정당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대선은 2019년 선거권이 만 18세로 조정된 이후 치러진 첫 대선으로 2004년 3월10일 이전 출생한 사람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졌다.
그래서인지 투표소 근처의 쿠알라룸프르 국제학교(ISKL)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점심을 거르면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을 미뤄 보면 외국에서 생활하여 국내정치에 관심이 없을 것 같은 젊은 청년들도 국내정치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중권씨는 동 말레이시아 쿠칭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번 투표를 위해 첫 비행기로 2시간 여를 날아와 투표에 참여하고 다시 돌아가는 열성을 보였다.
이 분은 "이번에 투표하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아 무리한 일정으로 참여했지만, 후회하지 않을 투표를 하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남기고 돌아갔다.
그리고 또 다른 예로 김명수씨는 거주국인 프랑스에서 재외 선고인 등록은 했으나, 급한 일로 말레이시아로 출장을 오게 되었다.
이런 경우 투표를 포기할 법도 한데 투표장까지 왕복 700km를 택시를 전세 내어 도착하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대사관의 지원과 교민들의 강해진 유대관계
대사관과 교민들의 협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대사관의 나세주 서기관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투표소에 오는 것을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는 선거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동동선을 간소화하고 확진자의 선거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별도의 임시 기표소까지 마련했다.
코로코19 이후 대사관과 교민들 간의 유대 관계가 좋아졌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사관에서 자주 교민들과 교류하게 됨으로써 가능한 일이었다.
그 일환으로 대사관에서도 거리가 먼 페낭과 조호바루에 버스를 지원하여 운전이 불편한 이들이 보다 편하게 선거에 참석할 수 있게 한 것도 한 몫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