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싹둑 자르는 벌레잎을 갉아 먹는 정도가 아니라 가지를 잘라 놓는 벌레?
박정선
자연농으로 작물을 키우면서 가졌던 생각이 "너도 먹고 나도 먹고"였어요. 도시에 살면서 벌레는 무조건 죽이는 것으로 생각하며 자랐지만, 텃밭에 나가면 여러 종류의 벌레들을 만나면서 친근해지지요.
웬만하면 같이 먹고 살지 싶어서 잎이나 열매 좀 갉아 먹어도 그냥 넘기는데 밑둥치에 굵은 가지를 싹둑 잘라놓는 벌레도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렇게 굵은 가지를? 사람이 그랬나? 그렇지만 누가 그렇게 하겠어'라고 혼자 생각했는데요. 벌레가 한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그 벌레는 없애야 했답니다.
또 콩을 심으면 새들(특히 비둘기)이 좋아해서 파먹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이럴 때 책(<자연농교실>, 아라이 요시미 외 1인)에서는 나뭇가지들을 듬성듬성 꽂아두라고 합니다. 내려앉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요. 나뭇가지는 작물이 어느 정도 자라면 지지대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볼 때마다 주워서 보관해두면 좋아요.
올해도 벌써 4월 중순을 넘어가고 있어요. 이번 주말부터 날씨도 계속 좋네요. 텃밭에서 햇볕 받으며 열심히 일한 다음, 쉬면서 텃밭 작물을 바라보는 기쁨. 거기에 가지고 나간 커피 한 잔 마시며 흙멍, 풀멍(불멍은 안 됩니다요. 자나 깨나 불조심!)도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죠.
휴일을 맞아 텃밭에 나갈 때는 텀블러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준비해 가세요. 땀 흘려 일 한 뒤 마시는 커피 한 잔, 이 맛에 텃밭 농사 짓는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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