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호남 유일의 청년후보, 컷오프 당혹스럽다"

[인터뷰] '컷오프 반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

등록 2022.04.15 11:50수정 2022.04.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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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광주시장 예비후보 ⓒ 정준호


15일,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가 당내 경선 '컷오프'에 항의하기 위해 민주당 중앙당에 방문했다. 앞서 14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광주시장 후보 경선 대상자를 이용섭, 강기정 후보로 확정한 후 청년, 여성 후보인 정 후보와 김해경 남부대 초빙교수를 컷오프했다.

정 후보는 공관위의 이번 결정에서 민주당 청년 광역단체장 후보자(서재헌 대구시장 예비후보, 배선호 세종시장 예비후보) 3명 중 컷오프 판정을 받은 유일한 후보다. 정 후보는 이번 공관위 결정에 대해 "호남 유일 청년 후보로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경선에도 임할 수 없게 되어 당혹스럽다. 당 기조와도 맞지 않는 것 같다"라며 "현재 재심을 준비중이고, 15일 민주당 비대위에서도 이 사안에 대한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정 후보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200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2016년 정치에 입문한 이후에는 2016년과 2020년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음은 컷오프 직전인 지난 14일 정 예비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 1980년 5월에 태어나셨어요.
"광주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광주에서 나왔어요. 그래서 생일과 관련해서 계속 회자되는 부분들이 있었죠. 5.18 하면, 어린 시절에 대인동 롯데백화점 자리에 위치했던 버스터미널이 떠올라요. 아버지와 함께 시내에 나갔다 오면서 가판대에 놓여진 빨간색 잡지를 봤어요. 5.18 당시 사진들이 담긴 사진집이었어요. 군인들의 폭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 담겨 있었죠. 아버지께서는 서울에 가실 때 꼭 그 잡지를 들고 가서 서울 터미널에 두고 오셨어요."

- 정치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2016년 총선 당시 광주 북구갑의 강기정 의원님이 컷오프 되면서 광주에서 젊고 참신한 후보를 찾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민주당에게 어려운 선거여서 그랬던 면이 있었는데요. 이때 제가 북구 두암동, 각화동에서 학교를 나왔기도 했고 어느정도 실력도 인정받아서, 민주당 지도부에서 공천을 받고 선거에 나서게 되었죠. 벌써 7년 가까이 흘렀네요."

- 국민의당이 아닌 민주당을 택하신 이유가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당시 호남에서 신당을 원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지역 정당보다는 60년 전통의 민주당을 택했어요. 당시 유세차에서 제일 많이 했던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지금 조금 어긋남이 있긴 하지만 민주당이 오래가는 과정에서, 간극을 해소하고 대안을 만드는 게 제 역할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당내 개혁을 시작으로 60년 전통의 민주당을 되찾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지금도 이 생각은 유지되고 있어요."


- 시민운동에도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작고하신 고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님께서 생활 밀착형 시민운동을 이야기하시면서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법률센터장을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각 분과에 대해 법률적인 서포트도 하고, 열심히 활동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게 아이폰 소송이었죠. 애플 측이 사전 고지 없이 아이폰 성능 저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 문제에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했어요. 이 문제는 기술적으로 대단히 예민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등지에서 동시에 진행되기도 했고, 아직까지 기술적인 쟁점들이 해소되지 않아서 결론이 나지 않고 있어요. 베터리 성능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소송을 걸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그게 모이면 전국적으로 많은 시민분들이 손해보시는 거잖아요? 그래서 소송도 걸고, 제도 개선을 위해 입법 관련 건의까지 해보기로 했어요. 현재는 선거에 나오면서 센터장을 맡지는 못 하지만 도움은 계속 드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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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준호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지역 주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 정준호


- 이번 선거에서 후보님이 민주당의 다른 두 유력 후보(이용섭, 강기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다고 생각하시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번 시장선거에 대해 리턴매치라는 표현을 가장 많이 쓰잖아요? 지난 지방선거 이래 4년 동안 바뀐 게 없는 거예요. 신규 유입은 없고, 돌려막기식 회전인사 구도가 지역 정치권에 형성되었어요. 그럼에도 저는 광주에 남길 잘 했다고 생각해요. 여러 번 낙선하면서 7년을 버텨왔지만, 결국 시민들의 선택을 받고 의회나 행정부에 진출하고 싶어요. 정준호 모델을 만들고 싶어요. 저보다 더 잘난 분들, 더 능력있는 분들이 선출직에 뛰어들 수 있도록 자극제가 되고 싶어요.

저는 이용섭, 강기정 두 후보님께 둘 중 누가 당선되어도 기존 기득권 정치는 바뀌지 않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기득권 정치로부터 시민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당차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한물간 정치, 한물간 관료가 여생을 마감하는 자리로서의 광주시장이 아니라 당당한 광주시민들의 수단으로서 호남 정치를 대변하고 싶어요."


- 주요 공약으로 어떤 것을 준비하셨나요?
"대한민국에는 경부선으로 대표되는 국가경제축이 있어요. 2, 3차 산업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선, 그리고 그 가운데 있는 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요. 저는 서울과 광주, 목포를 잇는 또 하나의 경제축을 만들고 싶어요. 호남을 4차산업 경제축으로 설정하고, 이 축을 따라 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하자는 그랜드 비전이에요. 호남선의 종착지인 용산과 가까운 상암 DMC는 방송, 영상 산업이 발달한 곳이에요. 용산역과 연결되는 하나의 경제축, 오송역과 연결되는 메디컬 산업 유치를 이루고 싶어요. 광주에 게임 체험관형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있어요. 이렇게 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하면 광주의 미래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거예요."

- 게임 체험관형 복합쇼핑몰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해주신 다면요?
"최근 무등산 개발 이야기도 그렇고, 유치 관련 이슈가 나오면 도입여론, 찬성여론이 높아서 제대로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에 의견이 모아지는 경향이 있어요. 이용섭 후보는 지금 대기업 2곳과 접촉 중인데 어디인지 공개할 수 없다고 했어요. 강기정 후보는 이 후보보다 더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했고요. 저는 이러한 논의들이 상생의 측면도 충분히 검토해 보고, 광주에 산업적으로 도움도 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말씀드리는 게 게임 체험관형 복합쇼핑몰이에요.

광주 지도를 놓고 보면, 말바우시장이 1시 방향에 있고요. 무등시장이 5시 방향에, 송정5일장이 7시 방향에 있어요. 그래서 저는 10시나 11시 방향에 위치한 첨단지구 같은 교통이 편리한 곳에 게임체험관을 만들고 싶어요. 게임 산업에서는 베타 테스트가 굉장히 중요해요. 마치 의료단지에서 임상 3상에 공을 들이는 것과 같아요. 광주 게임 체험관에서 베타 테스트를 체험할 수 있도록 넥슨, 넷마블 등과 협력하면 업체 입장에서는 베타 테스트를 단축할 수 있고, 시민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넥슨이나 다음을 비롯한 IT, 게임 관련 기업들이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했거나, 본사 이전을 추진했던 적이 있어요. 왜냐면, 게임 개발하시는 분들이 굳이 강남에 출근할 필요가 없거든요. 땅값 비싼 곳이 아니어도, 컴퓨터만 되면 일할 수 있으니까요. 근데, 제주도는 너무 먼 거예요. 퇴사자가 나와요. 그래서 게임회사들이 인력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판교 등에 모여있어요. 현재 광주에서 서울까지 KTX로 2시간이면 가니까, 저는 광주에 게임 체험관을 만들어서 그런 회사들을 유치해 보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선거철에 지역 언론 사설을 보면 민주당, 이대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인물이 조금 바뀌었음에도 의사결정 구조나 뉴스거리가 바뀌지 않는 이유는, 새롭게 등장한 이들도 기존 정치권 문화를 답습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지역에 정치 기득권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이것을 깨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전국적으로 봤을 때, 민주당이 마음에 안들면 다른 정당을 택하잖아요? 근데 광주에는 선택지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민주당에서 대안을 찾는다면 제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호남 민심의 대변자로, 광주시민들의 대변인으로 최선을 다해 볼게요."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민주당 정준호 광주시장 후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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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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