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국회 앞 단식농성장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성소수자와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가족, 친구, 동료 시민들의 요구는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은 가장 당연하고 소박한 요구입니다. 이 사회에서 누구도 사회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법을 통해 확인하고, 무엇이 차별인지, 국가는 차별을 예방하고 구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를 법적으로 명시하자는 것입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직장이나 직업을 잃거나,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 당하거나, 공공시설의 이용을 거부당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런 경험을 마주했을 때, 그것이 부당한 차별이라고 인식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법적인 안전망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 대단치 않은 내용을 담은 법이, 심지어 민주당 정권에서 논의가 시작된 이 법이 15년을 넘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 엄마의 물음을 딸인 저도 반복해야겠습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왜 차별금지법 하나 못 만들고 있습니까? 15년간 나중으로 밀려온 차별금지법 제정의 때는 대체 언제 오는 것입니까? '검수완박'에는 빛의 속도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더불어민주당의 의원들은 왜 차별금지법 앞에서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모두 지켜 보았습니다. 국민의힘의 거센 반대에도, 당 내의 우려의 목소리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검수완박'이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으로 추진되는 과정을요. 그러니까 더이상 국민의힘의 반대도, 당 내의 우려도, 지방선거도 더불어민주당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금 당장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로 내세우지 마십시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의지만 있다면 차별금지법 제정도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추진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지난 15년 동안 나중의 나중으로 밀려온 차별금지법 제정은 다른 누구도 아닌 더불어민주당의 의지 부족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지난 이주 동안 '검수완박'과 차별금지법이 다뤄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홍근, 윤호중, 박광온, 박성준 의원님,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모든 의원님들, 더는 나중을 말하지 마십시요. 더 이상 남은 유예의 핑계도 없습니다. 적어도 차별금지법은 만들어 놓고 새 정권을 맞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은 4월, 의원님들의 결단을 지켜보겠습니다.
2022.4.23. 이호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