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동일2022년 4월15일 해남군 북평면
해남군
이 맘 때면 '첫 모내기' 기사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수확이 빠른 조생종 벼를 심어 빨리 수확하기 경쟁이 붙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기사 뒤에 이런 말들이 달려있다. '예년보다 일주일 빠르게 심었다, 혹은 3~4일 빨리 심었다...' 날이 더워져서 올해는 모내기를 빨리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변화 속에 언젠가 쌀 이모작(벼 2기작)도 가능하지 않을까? 알아봤더니 정말 그런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해남군은 작년부터 벼2기작에 도전했다. 쌀을 수확한 논에 다른 작물을 심는 형태의 이모작은 있지만 쌀을 수확한 곳에 다시 벼를 심어 쌀을 수확하는 '벼2기작'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실험이었다.
"해남에서도 해안 지역이 1~2도 가량 온도가 더 높아요. 그래서 완도와 인접한 북평면, 그 중에서도 관수시설이 잘되어 물이 풍족한 논에서 농민들과 시험재배를 시작했습니다. (벼2기작은) 물이 충분해야 하거든요."(최영경 해남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목표는 10a당 900㎏ 수확. 이 정도만 돼도 경제성이 충분하리라는 판단이었다. 지난해 4월 15일 실험이 시작됐다. 북평면 동해리, 4월 20일 모내기에 들어가 8월 3일 첫 번째 쌀을 수확했다. 수확량은 10a당 500㎏ 가량, 성공적이었다. 이어서 8월 8일 두번째 모내기, 11월에 두 번째 수확을 마쳤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예상치 못한 저온 현상으로 쌀 수확량과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10월 중순경 저온 현상이 왔어요. (벼가 여무는 단계인) 등숙기였는데 등숙이 지연되면서 수량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상품성도) 식용으로 하기에는..."
두 번째 쌀 수확량은 10a당 150㎏ 가량, 문제는 상품성이 떨어져 시장에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가축사료용으로 쓰고 말았다. 최영경 지도사는 절반의 성공, 혹은 절반의 실패의 원인으로 예측할 수 없는 기후요인을 꼽았다.
"기후가 아무리 온난화 되더라도 순간적으로 추워지는 순간이 있어서 저희도 종잡을 수 없더라고요."
2년차에 접어든 올해는 4월 15일 모내기에 들어갔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네 가지로 우선 품종 실험 종자수를 3개에서 2개로 줄였다. 재배면적을 3ha로 다소 줄였고, 두번째 벼를 심는 모내기 일정을 앞당길 예정이다. 만일 두 번째 벼수확이 여의치 않으면 대체작물(해남 배추 등)로 돌릴 계획이다. 최대 변수인 기후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작년에는 상반기 기상이 좋아서 (첫 번째 벼가) 빨리 수확 될 수 있었는데, 올해 장마가 길어지면 벼 수확이 늦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저희가 판단하기에는 (두 번째 벼를) 8월 초에는 심어야 10월 말이든 11월 초든 수확이 가능한데 작년에는 첫 벼를 수확한 뒤 두 번째 벼 심기가 닷새 가량 늦었었어요. 그런 변수에도 대응해보자." (최영경 해남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고흥 농가 "경제성이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