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근대역사관에 전시된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현장 검증 사진.
부산근대역사관
전두환 정부가 현상금 2,000만 원을 내걸고 이들의 검거에 나섰다. 배후인물로 알려진 김현장을 원주교구 최기식 신부가 22개월간 은닉시켜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똥이 천주교로 튀었다. 최 신부는 3월 30일 함세웅을 만나 주범으로 수배당하고 있는 문부식과 김은숙의 자수문제를 논의했다. 다음날 함세웅은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만나, 자수할 경우 고문을 받지 않고 법률적인 지원의 보장을 확약받았고, 4월 1일 두 사람은 자수했다.
정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혹독한 고문을 한 것은 물론 4월 5일 최 신부 등을 구속기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 함세웅은 31일 기자회견에서 "성직자는 비록 범법자라도 숨겨줘야 한다"면서 자수중재는 어디까지나 문무식ㆍ문부식과 김은숙의 의사에 따른 것임을 밝혔다. (주석 7)
정부는 이참에 천주교를 척살하려는 의도였는지, 범인도피 등의 이유로 최기식ㆍ이병돈ㆍ김병식ㆍ김병식ㆍ김봉희ㆍ정호경ㆍ송기인ㆍ황상근ㆍ유강하ㆍ조정현 신부와 이창복 가톨릭농민회장 등을 연행조사하고, 최기식신부를 구속했다.
4월 12일 정의구현사제단이 "사제를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사제의 입장을 밝히고, 15일에는 천주교 최고의결기구인 주교회의 상임위원회가 최 신부의 행위가 신앙양심에 따라 정당함을 담화문을 통해 확인했다.
함세웅은 정부가 신부들을 구속하고 자수한 사람들을 고문하는 등 당초의 약속을 지키지 않자 7월 26일 '증언'을 통해 〈정부의 공신력은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증언'의 마지막 대목이다.
본 사건에 대한 소견
1. 이번 사건으로 교회가 당한 피해가 너무나 크다.
2. 그리고 정부는 공신력을 지켜주지 않아 슬프다.
3. 또한 피해 당사자들에 의하여 고문한 사실이 엄연한 데도 고문을 안했다고 발뺌하는 자세를 보면 과연 우리 경찰과 기관원들은 참다운 인간인가, 비인간인가 저으기 의심스럽다.
4. 이 사건을 모두 용공시하기에 슬프다. 또한 이 사건의 재판을 맡은 담당자가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더욱 슬프다.
5. 무엇보다도 교회와 정부와의 대화 단절이 더 없는 유감이다.
6. 나는 최기식 신부와 똑 같은 입장으로 범인이 교회를 찾아오는 것은 '양심이 살아 있다'는 표시로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즉 성역의 존재를 믿는다.
그 외 의견들
1. 인간의 행위 자체는 미워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절대로 미워해서는 안 된다.
2. 이 사건은 신부가 주선하지 않으면 해결이 안되었다고 본다. 현상금을 받은 사람들이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한다고 보는가?
3. 그리고 북침 준비완료란 의미는 광주사건의 잔인성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아들어야 하며 88년 올림픽 반대 표시는 정치 경제적 측면의 반성을 촉구하는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면 이런 반대의견도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지 않겠는가? (주석 8)
주석
6> <한국민주화운동사 연표>, 403쪽, 한국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6.
7> <어둠속의 횃불(5)>, 46쪽.
8> 앞의 책,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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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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