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비싼 추가요금을 받는 탓에 설왕설래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신분당선. 신사역 환승게이트에는 "이용 구간에 따라 1900원까지 별도 운임이 부과된다"는 메세지가 적혀 있다.
박장식
신분당선의 추가 요금이 시민들에게 더욱 부담으로 다가오는 가장 큰 원인은, 특정 역을 통과할 때 추가 요금이 용수철 튀듯 튀어오른다는 점 탓이다. 신분당선이 개통(2011년)된 지도 11년이 지난 터라 추가 요금 자체야 이미 이용객에겐 익숙해졌지만, 강남역·정자역 등 특정 역을 지날 때마다 튀는 차삯은 친해지기 퍽 어렵다.
이번에 개통되는 신사 - 강남 구간도 마찬가지다. 신분당선은 안내를 통해 이번에 개통된 신사 - 강남 구간을 이용할 때는 5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신분당선의 강남 - 정자 구간의 추가 요금은 1000원에 달하는 것을 상기하면 저렴한 운임인가 싶지만, 상세히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신사역에서 탑승한 뒤 열차가 강남역을 넘어가 양재역으로 향하면, 그 시점부터 추가 요금이 한 번 더 계산된다. 단 한 정거장을 넘어갔을 뿐인데 1000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신논현역에서 양재역으로 가는 승객들은 지하철 기본 요금 1250원에 추가 요금 1500원을 합쳐 2750원을 더 내야 한다.
기본 요금보다 추가 요금이 더 비싼,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차삯'이 완성된 것이다. 신논현 - 양재와 비슷한 거리인 신사역에서 강남역 구간을 이용하면 추가 요금을 합쳐 1750원만 내면 되고, 강남역에서 양재시민의숲역까지는 신논현 - 양재보다도 더욱 먼 거리임에도 2250원이면 충분하다.
어차피 나는 멀리 가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그런데 요금이 튀어오르는 역은 한 번 더 있다. 신분당선 1단계와 2단계 구간이 갈리는 정자역을 지나는 승객은 400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이렇게 신논현역에서 미금역까지 이용하는 승객은 기본 요금 1450원에 추가 요금 1900원을 더해 3450원을 내야 한다.
물론 신분당선이 추가 요금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신분당선 자체가 정부의 철도구축망 계획 등과 관련 없이 두산건설에서 정부에 먼저 건설을 제안해 성사된 대한민국의 첫 '민간 제안 철도 사업'이기 때문이다.
왜 신분당선 혼자 체감 요금 더 비쌀까
사실 국내 민자철도에서 추가 요금을 받는 일은 흔하다. 당장 같은 수도권에서도 용인경전철이 200원, 의정부경전철이 300원의 추가 요금을 받는다. 인천국제공항철도의 경우 아예 영종도 구간을 전용 요금제 구간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전용 요금제가 영종대교를 통과하면서 적용되기 시작하기에 이용자 입장에선 추가 운임에 대한 체감이 덜한 면이 있다.
하지만 설명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특정 역에서 튀어오르는 요금' 말이다. 신분당선은 다른 민자 철도의 추가 요금과는 다른 패턴을 보인다. 특정 역을 지날 때마다 추가 요금이 튀어오른다. 강남 - 정자 구간, 정자 - 광교 구간, 그리고 강남 - 신사 구간의 운영사, 지분 등이 복잡하게 얽힌 탓이다.
1단계 구간인 강남 - 정자 구간은 신분당선 주식회사가 운영한다. 두산건설이 지분의 29.03%를 가진 것을 필두로 한국인프로2호투융자회사가 17.50%, 한국산업은행이 10.98% 등으로 뒤따른다. 2단계 정자 - 광교 구간은 경기철도 주식회사가 운영하고, 3단계 신사 - 강남 구간은 새서울철도 주식회사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