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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는 16세부터" 외친 청소년들

전북 순창군 청소년들, '참정권 16세로 낮추기' 운동 벌여

등록 2022.05.25 14:54수정 2022.05.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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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사진을 요청하자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교육감 선거는 16세부터”를 외쳤다.
단체사진을 요청하자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교육감 선거는 16세부터”를 외쳤다.최육상
 
"청소년 참정권, 불법이 아니라 불꽃이다"
"교육감 선거연련 16세 확장"
"청소년 모의투표 법제화 실현"


전북 순창군내 초중고 청소년들이 "교육감 선거는 16세부터 투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학교 내에서 청소년 모의투표 법제화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청소년수련관에서 만난 '순창청소년모의투표 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단장 박수안-순창고3) 단원들은 한 목소리로 "청소년 참정권 확대"를 외쳤다.

초등학생 6명, 중학생 3명, 고등학생 8명 등 청소년 17명은 이날 2시간에 걸쳐 교육감과 군수에게 전하면 좋을 정책을 함께 고민하고 의논해 결정했다.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은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순창군내 중고교에서 등굣길 캠페인으로 '청소년모의투표' 참여를 알리면서 교육감·군수에게 전하는 정책을 놓고 학생들의 지지도를 조사할 계획이다.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초·중·고 학생들은 교육감의 역할 등을 교육받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소년들이 교육감과 군수에게 전할 정책들을 논의해서 결정했다.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초·중·고 학생들은 교육감의 역할 등을 교육받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소년들이 교육감과 군수에게 전할 정책들을 논의해서 결정했다.최육상
   
노르웨이·독일… 16세 이상 선거권

순창청소년문화의집 이상은 관장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92%가량의 나라가 18세 이상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16세 이상 선거권은 노르웨이, 뉴질랜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에서 일부 주 단위로 시행하고 있고, 또한 우리나라는 현재 교내에서 모의투표를 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지만 이들 나라는 법으로 정해서 즐거운 축제처럼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참정권과 관련해 현재 한국와이엠씨에이(YMCA)전국연맹, 청소년YMCA대표자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등 8개 청소년단체가 모인 '청소년참정권확대운동본부'가 활동 중이다. 순창에서는 순창군청소년수련관과 순창청소년문화의집 등 두 단체가 참여해 청소년참정권확대전라북도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민우 단원은 담담하게 참정권 확대를 주장했다.


"고3인데 제 생일이 12월이라서 대통령선거도 못 했고 이번 지방선거도 할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워요. 도지사나 군수 선거는 좀 정치적인 거니까 어렵더라도 교육감 선거는 고등학생부터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고등학생들이 교육감 선거는 어느 정도 판단해서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역시 고3으로 생일이 늦어 이번 지방선거 투표권이 없는 민규림 학생도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대통령은 나라를 운영하고 교육감 같은 경우에는 저희 교육을 책임지는 거잖아요. 16세 나이쯤이면 학교에서 정치나 사회제도에 대해서 더 자세히 배우잖아요. 초등학생, 중학생보다는 확실히 어른들하고 가깝게 지식이 갖춰져 있고, 저희와 밀접한 정책을 말하는 교육감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 투표권 나이를 16세로 낮춰도 된다고 생각해요."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초·중·고 학생들은 학교 현장의 문제점 개선과 제도 변경 등을 논의하고 교육감과 군수에게 전할 정책을 결정했다.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초·중·고 학생들은 학교 현장의 문제점 개선과 제도 변경 등을 논의하고 교육감과 군수에게 전할 정책을 결정했다.최육상
   
"고등학생, 교육감 판단할 수 있어"

청소년들이 지난 2018년부터 외쳐온 참정권 확대 주장은 순창군내 잔잔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자치권을 주고 지켜보면 학생들 관련 행사나 일 처리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한다"며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학생들을 바라보고, 학생들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운동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도 투표는 빠지지 않고 하는데, 글도 알고 세상 정보를 잘 아는 요즘 아이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건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16세 이상이 고등학생 나이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교사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순창처럼 좁은 지역에서는 선거 때마다 편이 갈려 상처를 입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며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주기 전에 선거로 인해 상처 받지 않도록 학교 내에서 제도를 마련하고 참정권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순창지역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역임하고 올해 대학에 진학한 한 학생은 "중고등학교에서도 학생회장 선거를 치르면 보통 3개팀이 경쟁을 하지만, 선거 후에는 당선자는 물론이고 낙선자를 포함해 학생들이 모두 단합하고 학교 발전을 위해 일한다"면서 "어른들의 시각으로 청소년들이 선거에 참여하게 되면 갈등과 대립으로 학교가 시끄러워질 거라고 재단하는 데 동의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정당 가입 연령, 18세에서 16세로 낮춰

우리나라 학생들의 정치 참여 기회는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31일 만 18세도 국회의원 등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며, 올해 1월 11일에는 정당가입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정당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고3인 박수안 단장은 "대통령선거는 생일이 안 지나서 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지방선거에서는 생애 첫 투표를 할 수 있다"며 "제가 제일 연장자라서 단장을 맡게 됐다"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학생들이 미성숙하다는 말씀들을 하는데, 실제 사회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적지 않아요. 특히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삶에 직접 연관돼 있어서 학생들의 관심이 많아요. 단장으로서 후배들한테 방향을 제시하고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청소년선관위 활동을 꾸준하게 하고요."

단체사진을 요청하자 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교육감 선거는 16세부터"를 외쳤다. 청소년들의 힘찬 외침에 이제 어른들이 대답할 차례다.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초·중·고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교유감 선거연령 16세 확장"을 주장했다.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초·중·고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교유감 선거연령 16세 확장"을 주장했다.최육상
덧붙이는 글 전북 순창군 주간신문 <열린순창> 5월 25일자에 보도된 내용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순창 #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16세 참정권 확대 #전북 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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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6.1지방선거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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