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초·중·고 학생들은 학교 현장의 문제점 개선과 제도 변경 등을 논의하고 교육감과 군수에게 전할 정책을 결정했다.
최육상
"고등학생, 교육감 판단할 수 있어"
청소년들이 지난 2018년부터 외쳐온 참정권 확대 주장은 순창군내 잔잔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자치권을 주고 지켜보면 학생들 관련 행사나 일 처리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한다"며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학생들을 바라보고, 학생들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운동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도 투표는 빠지지 않고 하는데, 글도 알고 세상 정보를 잘 아는 요즘 아이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건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16세 이상이 고등학생 나이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교사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순창처럼 좁은 지역에서는 선거 때마다 편이 갈려 상처를 입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며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주기 전에 선거로 인해 상처 받지 않도록 학교 내에서 제도를 마련하고 참정권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순창지역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역임하고 올해 대학에 진학한 한 학생은 "중고등학교에서도 학생회장 선거를 치르면 보통 3개팀이 경쟁을 하지만, 선거 후에는 당선자는 물론이고 낙선자를 포함해 학생들이 모두 단합하고 학교 발전을 위해 일한다"면서 "어른들의 시각으로 청소년들이 선거에 참여하게 되면 갈등과 대립으로 학교가 시끄러워질 거라고 재단하는 데 동의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정당 가입 연령, 18세에서 16세로 낮춰
우리나라 학생들의 정치 참여 기회는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31일 만 18세도 국회의원 등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며, 올해 1월 11일에는 정당가입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정당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고3인 박수안 단장은 "대통령선거는 생일이 안 지나서 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지방선거에서는 생애 첫 투표를 할 수 있다"며 "제가 제일 연장자라서 단장을 맡게 됐다"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학생들이 미성숙하다는 말씀들을 하는데, 실제 사회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적지 않아요. 특히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삶에 직접 연관돼 있어서 학생들의 관심이 많아요. 단장으로서 후배들한테 방향을 제시하고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청소년선관위 활동을 꾸준하게 하고요."
단체사진을 요청하자 청소년선거관리위원단 학생들은 큰 목소리로 "교육감 선거는 16세부터"를 외쳤다. 청소년들의 힘찬 외침에 이제 어른들이 대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