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세상에 보급되면서 일어난 가장 큰 혁명 중 하나는 인터넷 쇼핑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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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세상에 보급되면서 일어난 가장 큰 혁명 중 하나는 인터넷 쇼핑 아닐까. 굳이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내 제품을 홍보하고 팔 수 있는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돈을 좀 들이면 온라인 광고도 할 수 있다.
예전엔 '광고' 하면 TV와 라디오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매체가 다양해졌다. 키워드 광고에서부터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SNS 광고, 협찬 광고 등 소액으로도 도전할 수 있는 광고 루트가 많다.
게다가 데이터를 분석해서 광고보고서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광고를 클릭했는지, 몇 명이나 광고를 보고 물건을 샀는지 등. 내가 하는 일은 데이터를 보고 분석해서 다음 달 광고집행 예산을 책정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판로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서 판매할 수도 있고, 건축박람회같은 오프라인 전시회를 이용할 수도 있다. 남편과 가끔 이야기 한다. 만약 과거에 우리가 사업을 했다면 지금처럼 홍보와 영업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나에게 안부전화는 어렵지만, 일상 글을 매일 SNS에 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기록하고 싶은 병이 있었는지 아름다운 것, 재미있는 것, 유용한 것을 보면 어디엔가 기록하고 싶어졌다. 기록은 싸이월드를 시작으로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가리지 않았다. 덕분에 소통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 오프라인 인연보다 온라인 인연이 더 많아지고 있다.
물론, 온라인 인연이 많다고 해서 그들이 직접적으로 물건을 사주는 것은 아니다. 간혹 요리나 여행, 상품 리뷰를 하는 블로거들은 그런 정보를 선호하는 팔로워들을 모아 처음부터 판매가 잘 이루어지도록 창업을 시작하기도 한다(대부분 이런 비즈니스를 꿈꾸며 블로그를 시작한다).
나의 경우는 애초에 워킹맘의 고충과 육아 일상 글을 올리던 SNS라 지금 파는 상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나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종종 응원해주고 홍보를 해준다. 남편 백수 시절부터, 내가 생계를 오랫동안 이끌어오던 시간들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지금의 성과가 쉽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이다.
남편은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하여 기술적인 설명을 잘하는 편이다. 문제는 그런 브리핑을 할 자리가 마련되지 않는다는 것. 건설 쪽 인맥이 없으니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멍석이 깔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엔 쇼핑라이브가 있다.
중요한 건 유니크한 아이템
멍석은 스스로 깔면 된다. 보통 쇼호스트를 섭외하고 화려한 조명과 배경이 있는 쇼핑라이브에 반해 우리의 쇼핑라이브는 조촐하다. 남편 혼자 나서서 설명하고, 직원은 카메라 담당, 나는 홍보와 채팅담당이다. 이 삼박자가 골고루 맞추어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한다. 팔려는 목적보다는 쇼핑몰 상세페이지에서 다 담을 수 없었던 제품 개발 스토리와 제품 기능을 설명하려는 목적이다.
신기한 건 쇼핑라이브를 꾸준히 하니, 쇼핑라이브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쇼핑라이브를 하면서 판매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른 쇼호스트들처럼 화려하게 말솜씨와 판매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기술적인 장점을 최대한 내세울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누구나 쉽게 쇼핑몰을 운영하지만, 누구나 쉽게 자리를 잡는 것은 아니다.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경쟁업체가 수시로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쉽사리 긴장의 끈을 놓을 수도 없다. 인터넷 세상이 나에게 유리하면 다른 누군가에게도 유리한 시장이니까. 만약 외향인이라면 이런 환경에 좀 더 쉽게 사업 입지를 다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은 내향인도 사업하기 좋은 시대가 아닐까 싶다.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공되고, 혼자 집에서 쓴 글이 알아서 알고리즘을 타고 가서 필요한 사람에게 닿기도 한다. 의외의 곳에서 홍보가 되어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게다가 내향인의 특성상 많이 말하기보다는 듣는 것을 더 즐겨하다보니, 주의깊게 관찰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이 생기도 한다.
어쩌면 사업하는데 필요한 자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다른 유니크함을 찾고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 그것이 체질보다 더 필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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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면서 프리랜서로 글쓰는 작가. 하루를 이틀처럼 살아가는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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