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6년 3․1민주구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김대중 선생이 투옥되자 윤보선 전 대통령과 공덕귀 여사, 이희호 여사, 김홍일․김상현․권노갑씨 등은 김대중 선생과 김지하 시인의 석방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동교동계는 7, 80년대 고난을 함께 한 김홍일씨와 김홍업씨를 총재의 아들을 떠나서 '동지'로 여긴다.지난 76년 3․1민주구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김대중 선생이 투옥되자 윤보선 전 대통령과 공덕귀 여사, 이희호 여사, 김홍일․김상현․권노갑씨 등은 김대중 선생과 김지하 시인의 석방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동교동계는 7, 80년대 고난을 함께 한 김홍일씨와 김홍업씨를 총재의 아들을 떠나서 '동지'로 여긴다.
독립운동가나 민주인사들은 자신의 신념으로 고난의 길을 택하기에 탄압ㆍ옥고ㆍ고문을 극복하지만 가족의 경우는 평범한 시민에 속한다. 조국해방ㆍ민주회복ㆍ반독재 투쟁의 거대 담론보다 가족의 소소한 행복과 안전을 우선한다. 김지하의 어머니도 다르지 않았다.
입던 옷을 찾기 위해 옷을 찾는 신청을 하면 더러워진 옷이 나옵니다. 냄새도 맡아보고 끌어안아도 보고 새 옷보다 더 소중히 간수하게 됩니다. 그런데 양말을 유심히 살펴보면 언제나 바닥이 헤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매일 건강을 위하여 좁은 방에서 뛰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도 안 받아줘, 성경도 안 받아줘, 접견도 안 되니 먹고 자고 할 일이라고는 뛰는 일과 기도하는 일밖에 없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저희 가족들은 또 한 번 눈물바다를 이루고 맙니다. 다섯 자가 넘는 높다란 담 저편에 내 아들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구치소 주변을 하루 종일 맴돌기도 여러 번 했습니다. (주석 8)
감옥에 갇힌 수인보다 밖의 가족, 부모ㆍ배우자ㆍ자녀들의 아픔이 더 짙은 것이다. 그래서 간절하게 소망한다.
책을 읽는 사람에게 책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고문입니다. 신자에게 성경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더욱 엄청난 고문입니다. 원하옵건대 지하에게 성경이 들어가게 할 수 있도록 신ㆍ구교 성직자 여러분들께서 노력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간청하오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몸이 아파서 자리에 누웠다가도 아들이 나올 때까지는 살아야지 하며 결심을 하고 눈물을 삼키며 구치소와 원주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한 어머니의 심정을 깊이 통찰하여 주시기 바라면서 주님의 뜻이 이 누리에 널리 밝게 퍼지도록 성직자 여러분들의 활동이 있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주석 9)
주석
6> <암흑 속의 횃불(2)>, 185쪽, 기쁨과 희망, 사목연구소, 1996.
7> 앞의 책, 186쪽.
8> 앞의 책, 187쪽.
9> 앞의 책,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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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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