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전현충원 장병2묘역에 ‘연천 530GP 순직자 묘소’가 조성되어 있다.
우희철
2005년 6월 19일 새벽,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530GP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누군가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무려 8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은 대형 사건이었다.
범인은 놀랍게도 그날 선임과 함께 야간 초소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던 김동민 일병이었다. 육군 조사단은 '선임들의 가혹행위와 언어폭력'이 그의 범행 동기라고 발표했다. 3년의 군사재판 끝에 김 일병은 사형을 선고받고 현재 국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날 숨진 희생자는 GP장 김종명 중위(26·학군 41기)를 비롯해 전영철(21)·조정웅(21)·박의원(22)·이태련(21)·차유철(21)·김인창(21)·이건욱(20) 상병이다. 이들은 국립대전현충원 2묘역에 '연천 530GP 순직자 묘소'가 만들어져 안장됐다.
이른바 '김일병 사건'으로 잘 알려진 이 사건은 17년이 지났음에도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다. 사건 당일 전방 GP에선 사고 발생 당시 북한군의 공격으로 상황이 전파됐다는 점을 들어 이 사건의 희생자 유족 중 일부는 이 일이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군에 병영문화혁신 운동이 일었다. 군대 내 만연했던 구타, 괴롭힘, 가혹행위, 기수열외, 내무부조리 등 병영의 악습들이 본격적으로 사라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사고가 일어난 육군 28사단은 이 사건으로 전면적으로 해체·재편됐다. 중대장·대대장·연대장·사단장이 전부 군복을 벗었다. 그런데도 이 사건 이후에도 총기 사건은 잊을 만하면 발생했다. 병영의 악습이 완전하게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2011년 7월 4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선두리에 위치한 해병대 제2사단 8연대 81대대 소속 선두소초에서 김민찬 상병이 동료 해병들에게 총격을 가해 해병대원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김상병은 후임이 선임을 괴롭히는 '기수열외'로 평소 앙심을 가지고 있던 같은 생활관의 동료 해병대원들을 노리고 조준 사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이승훈 하사·이승렬 상병·권승혁 일병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박치현 일병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 중 사망했다. 이들 모두 국립대전현충원 장병3묘역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