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 잠원동 일대한남대교와 경부고속도로 개통 무렵의 잠원동 일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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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남대교가 완공된 수년 후인 1973년 2월 <동아일보>에 '강남 연안이 강북보다 물에 약하다'라는 기사를 볼 수 있다. 1972년 서울 등 수도권에 큰 홍수를 겪은 후 정부는 한강 연안의 항공사진으로 지형분석을 해서 수해 대책을 세웠는데 이에 관한 분석 기사다.
정부는 잠원동 등을 홍수 시 한강이 범람하는 침수 취약 지역으로 지목한다. 그리고 일부 강남 지역도 배수가 잘 안 되어 침수되는 곳으로 지목했다. 기사는 강남 지역이 한강에 면한 저지대라 범람하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데다 인근 지역에 배수 시설까지 부족하다는 점들을 지적한다.
정부는 이렇게 파악한 침수지역에 대해 수방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힌다. 그 대책으로 하천 주변 제방 쌓기와 배수시설 정비 등을 들었다. 그런데 이 대책은 실천으로 이어졌을까?
위 기사가 나간 4년 후인 1977년 7월 <동아일보>는 '문제점 강타당한 겉치레…. 하수불비(下水不備)의 참변'이라는 기사를 낸다. 서울에 큰 비가 내렸는데 "하수시설이 제대로 안 된 강남 지역의 피해가" 컸음을 밝히는 기사다. "대부분 인명과 재산 피해는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주택가로 몰려드는 바람에" 발생했다고.
기사는 특히, "하수시설이 된 곳은 대부분 강북지역으로 강남 지역 등 신개발 지역 변두리 지역은 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특히 '영동', 즉 강남을 꼽는다. 배수시설이 부실해 큰 비만 오면 물난리가 나는 강남 등 변두리 지역에 배수시설 확충 등 실질적 수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기사는 강조한다.
기시감이 든 강남역 물난리
위 <동아일보> 기사가 나온 후 10년이 흐른 1987년 여름, 기자가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강남은 또 물난리를 겪었다. 당시 기자는 여름방학을 만끽하던 대학생이었는데 여행의 기억보다 홍수의 기억이 인상 깊게 남아 있다. 그 장면들은 과거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다.
<동아일보> 1987년 7월 27일의 '새벽잠 덮친 기습 폭우' 기사는 서울 지역에 폭우가 내린 모습을 전한다. 전날부터 내린 비가 새벽이 되며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로 쏟아져 서울 저지대 곳곳이 침수되었다고.
특히 지금의 신논현역 일대와 논현초등학교 근처에 수재민이 발생했고, 강남역 지하상가와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가 물에 잠겼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