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제방 폭 5미터라 충분하다. 이 길을 7미터까지 확장하겠다고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오전 9시, 제방에 오르자 벌써 많은 이들이 산책을 나와 걷고 있고, 자전거를 탄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뒤를 승용차가 한 대 지나간다. 그랬다. 이 제방은 차량 통행을 허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자전거들이 달리는 와중에 차량까지 지나다니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데 차량이 오면 그 차량을 피해 걸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민원이 발생할 만한 상황으로 보였다. 산책로를 만들어달라는 일부 민원은 그렇게 해서 들어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민원에 부응하고자 환경부는 제방길을 넓히겠다는 계획이고 말이다.
그러나 활동가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꼭 수백억을 예산을 들여 제방을 넓히지 않고도 그런 민원을 해결할 방법은 있다고 한다. '금호강 공대위' 박호석 대표는 말한다.
"차량 통행을 제한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많은 차들이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길이 이 길뿐인 것도 아닌데, 굳이 차량 통행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 차량 통행만 별도로 제한하면 굳이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제방 길을 넓힐 필요도 없고 산책로를 만들 이유도 없다."
새로 길 내겠다는 환경부... 그게 최선일까
이들은 제방길을 벗어나 이번에는 자전거 교량길을 내겠다는 현장으로 향했다. 제방이 끝이 나자 파크골프장이 나오고 넓은 공터에 국화꽃이 만발해 있다. "이런 습지에 무슨 파크골프장인가?"라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이승렬 의장의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