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에 촬영한 말죽거리 일대의 항공사진지도 중앙의 마을이 '역말'로 현재 도곡동 럭키아파트가 들어선 곳이다. 노란 원은 도곡동 느티나무가 있는 곳으로 도곡동 경남아파트가 들어섰다.파란 원이 은광여고, 빨간 원은 언주초등학교다. 초록 원은 언주면사무소가 있던 자리로 지금은 도곡1동 행정복지센터가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주변 지역으로 아파트 단지와 현대식 주택가가 들어서도 역말은 1980년대 후반까지 농촌 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조선일보> 1990년 11월 19일 '역삼 재개발 아파트 강남 마지막 요지' 기사에 그 이유가 나온다.
도곡동의 역말이 그동안 강남 개발에서 소외된 것은 "서울 편입 당시 중심 주거지역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서울시가 "여러 차례 토지구획정리사업 또는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토지 소유자들의 반발이 심해 번번이 무산되었다"고. 또한 "세입자 문제로도 골치를 앓았었다"고 기사는 전한다.
역말에 사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어 개발이 힘들었다는 말이다. 그런 난관을 뚫은 것은 부동산 가치였다. 역말이 도곡동에 자리한 "8학군의 노른자위 땅으로 강남의 마지막 요지"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역말은 86년부터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기사는 전한다.
재개발 추진 이후에도 역말에는 구설수가 잇따랐다. 주택조합 간부들이 각종 비리로 재판을 받은 것이다. 그러던 1992년 1월 14일경 <조선일보> 등 일간 신문들은 조합 관계자가 공기총으로 자살한 소식을 알린다.
사망자는 일명 "역말자연부락"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던 주민"으로 주택조합 총무이사로 일하던 중 분양권 비리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았다. 하지만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억울함을 호소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