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천사지의 두 나무. 임진왜란 때 유구만 남기고 불타버린 폐사터를 지켜왔다.
최서우
다시 금당터로 돌아왔는데, 마침 조명 설치를 감독하고 있는 분이 있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알고 보니 내일과 모레(취재일은 2022년 10월 15일이다) 실시하는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환수 기념행사'가 있다고.
국보 제101호 지광국사탑. 고려 문종 때 국사이자 법상종의 고승이었던 지광국사 해린의 공적을 기린 승탑이다. 탑이 법천사지에 세워진 이유는 이곳이 지광국사가 출가하고 말년에 입적했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탑은 여러모로 시련을 겪었는데, 먼저 임진왜란 때 절이 불탔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다가 1912년 일본 오사카 후지와라 남작 가문의 묘지로 반출되다가, 1915년 조선총독부의 명으로 경복궁 동문인 건춘문 근처로 옮겨왔다. 그러다가 6.25 전쟁 때에는 유탄 폭격을 받아 1만 2000개가 넘는 조각으로 방치되었다가 1957년 복원했는데, 당시 복원 기술이 부족하여 모르타르와 현대 자재를 썼다.
복원된 탑은 경복궁에 남았는데, 복원재료로 썼던 모르타르가 탈락하고 탑의 훼손이 더욱더 심각해져. 결국 2015년 대전에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옮겨져 수년간 보존처리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드디어 보존처리가 거의 끝나 110여 년의 세월을 거쳐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 결정되었다. 하지만 반환절차와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해서 완전히 이전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