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구여이도영, 132x42cm / 안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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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오봉도의 기원은 확실치 않지만, <시경(詩經)>에 나오는 '천보(天保)'라는 시를 말하는 몇몇 학자들이 있다. 여기에 따르면 구여(九如)란 산, 언덕, 물, 달, 해, 소나무 등 아홉 가지이다.
이 시는 신하들이 왕의 덕을 칭송하고 그를 위해 하늘과 조상의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천보구여'는 일반적으로 장수를 축복하는 의미로 쓰인다.
세종대왕이 즐겨드신 떡, 구선왕도고
구선왕도고는 아홉 가지 약재를 이용해 만든 전통 떡이자, 한의학 상의 처방이 들어간 치유식이라고 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잡병 편: 허로> '비장이 허약할 때 쓰는 약'과 <잡병 편: 내상> '내상으로 비위가 상했을 때 조리하기 위해서 늘 먹어야 하는 약'의 하나로 구선왕도고를 소개하는데, 그 효능은 다음과 같다.
- 정신을 맑게 하고, 원기를 보하고,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음식을 잘 먹게 하며, 허손된 것을 보하면서 살찌게 하며, 습열(濕熱)을 없앤다.
이때 허로란 몸의 정기와 기혈이 허약해진 병증으로, 흔히 스트레스와 피로 때문에 생긴다. 음식 조절을 잘못했거나 병을 앓고 난 다음 몸조리를 잘하지 못하여 생기기도 한다.
구선왕도고를 떡이 아닌, 음료와 죽으로 먹는 방법도 있다. <규합총서>에서는 구선왕도고를 말려서 가루 내어 볶아 미시(설탕물이나 꿀물에 미숫가루를 탄 여름철 음료)를 만들어 먹는 구선왕도고미수를 소개하는데, 이는 물에 타 마시는 건강음료이다.
구선왕도고의이는 가루 낸 떡으로 응이(곡물을 갈아 전분을 가라앉혀서 말렸다가 물에 풀어 부은 것)를 쑤어 먹는 것으로, 특히 노인에게 좋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일부 가정에서는 이를 보양용 음식으로 상비하였다고 한다.
멥쌀가루에 볶은 율무 가루와 연자육, 백복령, 산약(마), 맥아(보리를 발아시킨 후에 건조한 것), 능인(마름 열매), 백편두(까치콩 씨), 시상(곶감 표면의 흰 가루), 검인(가시연꽃 씨) 등의 약재 가루를 한데 섞고 설탕물로 내려 쪄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