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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두리풀 뿌리를 말린 한약재의 효능

감기, 비염에 좋은 세신... 과한 섭취는 오히려 부작용

등록 2023.05.20 12:07수정 2023.05.2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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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있는 작품 속에서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찾아봅니다.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안에 숨어있는 건강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편집자말]
'5월의 신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좋고 꽃이 화사하게 피는 5월은 결혼식을 많이 치르는 달이다.

전통혼례를 하거나 폐백을 할 때 신부는 한복을 입고 족두리를 쓴다. 이처럼 '족두리' 하면 신부가 머리에 쓰는 화려한 장식이 달린 것이 떠오른다. 족두리는 '부녀자들이 예복을 입을 때에 머리에 얹던 관의 하나'로, 위는 대개 여섯 모가 지고 아래는 둥글며, 보통 검은 비단으로 만들고 구슬로 꾸민다.


이외에도 사전에는 또 다른 '족두리'의 뜻이 있다. 그것은 바로, 쥐방울덩굴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족두리풀이다. 이는 족두리풀의 꽃 모양이 부인들이 머리에 쓰는 족두리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족도리는 족두리의 방언으로, 족두리풀 역시 족도리풀이라고도 부른다.
  
조반 부인 초상 작가 미상, 조선 초기, 비단에 채색. 각 70.6×88.5cm
조반 부인 초상작가 미상, 조선 초기, 비단에 채색. 각 70.6×88.5cm ,국립중앙박물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까지 문신이었던 조반(1341~1401)의 부인인 계림 이씨의 초상이다.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서, 두 손을 모은 자세이다. 

조선시대를 지배했던 유교 이념 때문에 여성의 초상화는 극히 드물다. 그나마 부부의 초상화로 남아있는 것이 몇 점 되는데, 조반 부인 초상 역시 조반 부부 초상의 일부이다.

부인의 머리 위에는 검은색의 큰 족두리가 있는데, 별다른 장식이 없는 단순한 모양이다.
   
회혼례첩(일부) 조선시대, 비단에 채색, 37.9X24.8cm
회혼례첩(일부)조선시대, 비단에 채색, 37.9X24.8cm국립중앙박물관
 
회혼례 잔치를 그린 화첩의 일부이다. 이 회혼례첩은 모두 다섯 면으로 구성되었는데, 신랑이 신부에게 가는 장면, 자손과 하객 앞에서 혼례를 올리는 장면, 노부부가 자손들로부터 장수를 비는 술잔을 받는 장면, 연회 장면으로 이루어졌다. 

회혼례는 혼인한 지 60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혼인 의식을 치르며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이다. 회혼은 태어난 지 60년이 된 것을 축하하는 회갑과 과거에 급제한 지 60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회방(回榜)과 함께 중요한 의례로, 특히 조선 후기에 많이 행해졌다고 한다.

위 그림에서는 족두리를 쓰고 앉아있는 회혼례의 주인공 신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Asarum canadense (좌) / Canada Wildginger (우) Curtis's botanical magazine, 윌리엄 커티스, 1827년 (좌) / 메리 보 월콧, 1925년 (우)
Asarum canadense (좌) / Canada Wildginger (우)Curtis's botanical magazine, 윌리엄 커티스, 1827년 (좌) / 메리 보 월콧, 1925년 (우)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 아트비
 


두 개의 그림은 모두 Asarum canadense을 그린 것으로, '미국 족두리풀' 혹은 '캐나다 세신'이라고 부른다. 족두리풀의 잎은 보통 2개씩 나오고 심장 모양이다. 꽃잎과 꽃받침은 통처럼 생기고 끝이 3개로 갈라져서 다소 뒤로 젖혀 있다.

왼쪽은 <커티스의 식물 잡지>에 실린 삽화로, 윌리엄 커티스에 의해 1787년부터 시작된 식물 잡지이다. 윌리엄 커티스(1746~1799)는 영국의 식물학자이자 곤충학자였으며, 이 잡지는 2세기에 거쳐 식물 일러스트 작품을 실은 것으로 유명하다. 


오른쪽은 메리 보 월콧(1860~1940)이 그린 그림으로, 작가는 야생화의 수채화 그림으로 유명한 미국의 예술가이자 자연주의자이다. '식물학의 오듀본'으로 불릴 만큼 그녀가 끼친 영향력은 높이 평가받는데, 오듀본(1785~1851)은 미국의 조류학자이자 화가이다. 

족두리풀의 뿌리는 한약재로 쓰여

족두리풀 뿌리를 말린 것을 약재로 사용하는데, 세신(細辛)이라고 부른다. 봄부터 여름 사이에 뿌리를 캐 물에 씻어 그늘에서 말려서 사용한다.
 
 세신
세신윤소정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뿌리의 모양이 가늘고 맛은 맵다. 성질은 따뜻하고, 풍한사(風寒邪)를 몰아낸다. 감기, 몸살로 인한 두통, 기침, 가래 증상에 좋다. 아랫배나 다리 등 하체가 차고 아플 때도 도움이 된다. 

막힌 구멍을 뚫어주고 소통시키는 효과가 있어, 코가 막히고 목이 쉬고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증상에 효과적이다. 그래서 비염이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다. 감기나 알레르기로 기침, 콧물, 가래가 있을 때 사용하는 처방인 소청룡탕(마황, 백작약, 오미자, 반하, 세신, 건강, 계지, 자감초로 구성된 처방. 관련 기사 : 미술관에서 찾은 한의학 7화)에도 세신이 포함되어 있다.

독은 없지만, 맹렬한 성질이 있어 기가 허해서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과다한 용량을 먹게 되면,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속이 메슥거리고 구토가 날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재를 끓여먹을 때는 2~4g 정도가 적당하지만, 분말(가루) 형태일 때는 0.5~2g으로 훨씬 적은 양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세신 #족두리풀 #족도리풀 #미세먼지 #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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