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희정당. 순조 때 선정전을 대신해 편전으로 활용한다. 1917년 화재가 나서 전소한 후, 경복궁의 강녕전을 헐고 이곳에 새로 지었다.
최서우
희정당 뒤 대조전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공사 중이었다. 대신 인정전 왼편에 빽빽한 건물들을 보러 가기로 했다. 건물들 현판을 보니, 규장각(奎章閣), 옥당(玉堂), 약방(藥房), 예문관(藝文館) 등의 현판이 눈에 띄는데, 궁궐 내 있던 여러 관청인 궐내각사다. 건물이 바란 흔적이 없는데, 일제에게 헐린 후 1991년 복원공사를 시작해 2005년에 개방되어서 그렇다.
옥당은 문서 보관과 자문 및 학술 기관이었던 홍문관을 말하고, 약방은 말 그대로 궁궐 내의원을 의미한다. 예문관은 조선 왕의 말과 명령을 담은 문서를 작성한 곳이다. 규장각은 정조가 세운 조선 왕실 도서관인데 실제로 주변에 책고(冊庫) 건물이 몇 있다.
규장각의 도서는 일제강점기 때 총독부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일부는 왕실로, 나머지는 경성제국대학으로 이관된다. 이후 왕실의 도서는 오늘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으로, 경성제국대학은 미군정 때 국립서울대학교로 흡수되면서,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