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민속무용인 훌라(hula)는 노래 가사를 손동작으로 표현하는 수화(手話) 같은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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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훌라를 배우면 자연스럽게 하와이 문화를 접하게 된다. 수업 시작과 마무리는 하와이말로 된 의례 에호마이(E Hō Mai)(기독교 예배에서 주기도문 외우듯이)를 함께 외운다.
의례에는 '지금 내가 하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를 소망'하는 뜻이 담겨 있다. 하와이말은 성조가 있어 그런지 신성하고 신비로운 주문처럼 들린다. 눈을 감고 들으면, 태초의 열대우림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의례로 본격적인 훌라 수업에 들어가기 앞서, 모두 둥그렇게 모여 앉아 서로의 근황을 나눈다. 소소한 일상을 주고받는데, 훌라를 통해 '내 몸을 긍정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한 수강생은 작고 왜소한 자기 몸이 싫었다고 한다. 한 벽면이 거울인 수업 장소에서 어쩔 수 없이 거울에 비친 몸을 계속 보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게 됐다. '그래, 이게 나야!'라고 받아들이고 나니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반대로 어떤 이는 체격이 커 보일까 봐 그동안 검은색, 회색 옷만 입었다. 파우(pau skirt 훌라 할 때 입는 치마)를 입어야 해서, 빨간색 치마는 처음 입어보게 됐다. 기분까지 밝아져서 일상복에도 다른 색이 점차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생애 처음으로 '엉덩이를 해방한' 기쁨을 나눈 이도 있다. 그는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엉덩이를 흔들며 걷는 여자는 야하다. 남자를 꾀려는 속마음'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나이 오십이 넘도록 억눌렀던 성적 수치심을 버리고, 자기 엉덩이를 훌라를 추며 마음껏 살랑살랑 흔들 수 있어서 후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