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은 상실한 채 호수가 된 낙동강과 금호강과 진천천이 만나는 세물머리 현장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녹조라떼에선 유해한 독성 성분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낙동강의 현실입니다. 언제까지 이를 지켜보고 있어야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만약 저 달성보의 수문이 모두 열려서, 저 상류 반야월습지의 여울목에서 흘러온 강물이 이곳 달성습지의 다양한 여울목에 와 닿아 흘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상만으로 기분이 좋아지지만, 그러나 자연스러운 흐름을 상실한 강물이 고인 채 썩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니 이내 우울해집니다. 언제까지 이런 왜곡된 낙동강의 모습을 우리가 보고 있어야 하는지, 곧 녹조라떼가 창궐하면 파괴될 수밖에 없을 강 주변 생태계가 염려스러워질 뿐입니다.
언제까지 이 위험천만한 동거를 계속해야 하는지요? 4대강 보와 강은 절대로 함께할 수 없습니다. 댐의 다른 모습인 4대강 보는 수많은 생명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고, 이제는 독조라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금호강에서 본 여울의 모습, 그것이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가 되어야 합니다. 4대강 보가 완공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기에, 이제는 시간이 됐습니다. 환경부의 결단이 남았을 뿐입니다. 성난 국민의 힘으로 결단을 당하느냐, 아니면 환경부 스스로 먼저 결단하느냐 그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세차게 흘러 아름다운 금호강 여울목, 이 곳이 낙동강의 '오래된 미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