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가족 등록에 대한 Visit Japa Web의 친절한 답변
권유정
법정대리인이 아니어도 동반가족에 등록할 수 있다는 답변이 어찌나 반갑던지. 그래서 다음날 휴대폰을 이용한 입국 및 세관신고서 작성에 다시 도전했다.
계정 가입이 가능한 아이들은 각자 가입하여 정보를 입력하도록 했다. 예상대로 비밀번호 생성과 이메일 인증에 다소 시간이 걸렸고, 항공편 입력은 항공사 목록이 너무 길어 선택이 오히려 더 어렵기도 했다.
그래도 실물여권이 있으면 사진 촬영만으로 여권 정보가 자동 입력되고, 숙소 주소는 우편번호 검색으로 한결 간단하게 입력할 수 있으며, 국적이나 직업 등의 정보는 한글로 된 보기 중에 선택하면 된다는 등의 장점이 있었다. 한번 신고서를 작성해 본 경험이 헛되지 않아 제법 수월하게 정보를 입력하고 QR코드를 캡처했다.
그리고 계정 가입이 어려운 아이들만 교사들이 나누어 동반가족으로 등록한 뒤 QR코드 사진을 각자의 휴대폰에 저장하고 찾아서 보는 연습을 했다. 휴대폰 배터리가 없거나 사진을 삭제하는 만약의 사태(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경우다)를 대비해 개인별 QR코드를 모두 출력해 교사들이 가져가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트래블월렛 카드를 충전하고 ATM에서 출금을 하는 방법과 트리플 앱에 사용한 용돈을 기록하는 방법까지 안내를 한 번 하고 진짜 여행 준비가 끝났다.
패키지에서는 누릴 수 없는 자유여행의 묘미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나니 서류만 한 더미였으나 무거워진 짐만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자유여행은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지나고 나면 더 많은 추억으로 남는다. 패키지여행에서는 근사한 풍경이 기억에 남는다면, 자유여행은 그 풍경을 찾아 헤맨 모든 과정이 추억으로 남는다. 패키지여행에서는 맛있었던 음식이 기억에 남지만 자유여행에서는 성공적인 메뉴 선택도, 대실패 한 메뉴도 훗날의 에피소드로 추억된다.
스페인 여행에서 맛보았던 수많은 음식 중 가장 선명하게 남은 기억은 바르셀로나에서 보이는대로 들어간 빠에야 전문점으로, 매우 짜고 비싸서 소위 마말하는 '눈탱이를 맞은' 식사였다. 당시에는 분노했으나 지금은 가족끼리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4박 5일의 여행뿐 아니라 여행을 준비한 두 달 여의 기간이 모두 설레고, 기대되고,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던 시간이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자유여행에 도전한 의미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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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의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대안학교의 특수교사로 13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자립을 꿈꾸며 열심히 삶을 준비하는 발달장애인들을 보며 장애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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